아침저널, 박경수입니다
박경수 지음
읽고쓰기연구소
16,800원

 

 

 

 

내외부 압박으로 20개월 만에 하차, 6년 뒤 다시 진행

아침을 뜨겁게 달군 뉴스와 인물들에 대한 코멘트 담아

원칙과 진실의 가치를 지키는 ‘부드럽지만 강한 리더’

‘가짜뉴스’ 논란, 특정언론 압수수색 상황에 우려 가득

 

‘박경수의 아침저널’은 BBS불교방송의 간판 시사프로그램이었다. 2013년 3월~2014년 10월(시즌Ⅰ)에 이어 2020년 5월 4일 다시 방송을 시작(시즌Ⅱ)해 지방선거일인 2022년 6월 1일 고별 방송으로 막을 내렸다.

4년여 동안 매일 정치권의 핫 이슈와 함께 치열한 아침의 이야기들을 들려줬던 앵커 박경수가 한 권의 책으로 다시 돌아왔다.

《아침저널, 박경수입니다》의 첫 글 제목은 ‘춘천 좌천’. 마치 영화의 첫 장면처럼 기차를 타고 춘천역에 도착한 2015년 11월 10일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묘사하며 시작된다. 그는 ‘박경수의 아침저널’을 시작한 지 20개월 만에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유사보도’ 프로그램으로 지목받아 진행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되고 마침내 지방사로 발령받게 된다. 여기까지의 사연은 매우 간략하게 언급되고 있지만, 박근혜 정권 초기부터 세월호 참사와 2014년 지방선거를 관통하는 시간 동안 그가 방송사 내외부에서 어떤 관심와 압박을 받았을지는 어렵지 않게 짐작해볼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가 극심해지기 시작한 2020년 5월, 그는 다시 ‘박경수의 아침저널’을 되찾게 된다. 대한민국 정치변화가 방송사 뉴스룸에도 영향을 미쳐 그는 TV와 라디오 뉴스를 총괄하며 아침 생방송 시사프로그램 진행까지 맡게 되었다. 그로부터 2022년 6월 최종적으로 생방송 스튜디오를 떠나기까지 매일 아침의 분투가 이어졌다.

책에서 저자는 아침 생방송을 함께한 정치인, 법조인, 지방자치단체장 등 인터뷰이들과의 각별한 인연, 마음에 남은 인터뷰, 스튜디오를 뜨겁게 달군 뉴스와 인물들에 대한 코멘트로 대한민국 정치 이슈의 한가운데 있었던 순간들을 돌아본다.

2022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과정에서의 정치 인터뷰 영향도 담겨 있는데, 윤석열 후보와의 인터뷰가 성사되지 못했던 아쉬움(73쪽)과 이재명 후보와의 대선 직전 인터뷰(74쪽)가 눈길을 끈다. 특히 대장동 사건의 핵심인물 김만배와의 첫 만남과 10년 후 다시 만났을 때의 느낌과 일화(167쪽)는 비판의식을 견지하며 기자로서의 정도를 걸어온 그의 성정(性情)`을 읽게 해준다. 정치평론가로 오래 활동해왔던 김홍국 전 경기도 대변인은 “그는 따뜻한 정과 배려가 가득하면서도 원칙과 진실의 가치를 지키는 ‘부드럽지만 강한 리더'다”(222쪽)라고 평했다.

탁월한 경륜을 지닌 방송기자인 그는 언론학 석사학위를 받은 학구열에 이론도 겸비한 언론인이다. 탐사보도 전문 ’뉴스타파‘가 압수수색 당하는 작금의 언론 상황을 우려 가득한 눈으로 바라본다. 칼럼 ’가짜뉴스와 언론의 자유‘(191쪽)를 통해 현 정부의 ’가짜뉴스‘ 프레임에 이의를 제기하는 그는 ’가짜뉴스‘(fake news)라는 명칭 대신에 ’거짓 정보‘, ’조작 정보‘ 같은 말을 쓰는 게 더 적합하다고 본다. “가짜뉴스라는 말엔 ’모든 뉴스는 허위일 수 있다‘라는 언론 불신이 밑바닥에 깔려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가짜뉴스 척결을 특히 강조하고 이를 위한 범정부 태스크포스까지 언급하는 게 불편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193쪽)

그러면서 그는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선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온 사회가 머리를 맞대고 차분히 해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제안한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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