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지식 꽁트
윤창화 지음
민족사
9,500원

 

"인간이 되라는 말씀이다./ 사람답게 살라는 말씀/ 제발 좀 철이 들라는 말씀이다./ 정신 차리라는 말씀이다./ 허상에 사로잡히지 말고/ 진실을 똑바로 보라는 말씀이다./ 깨달으라./ 마음을 비워라./ 번뇌 망상을 끊으라./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는 큰스님의 마음법문이다." (16쪽 ‘법문’)

스님들의 설법을 ‘법(法)’ 즉 ‘진리의 세계로 들어가게 하는 문(門)’이라는 뜻에서 ‘법문(法門)’이라고 한다. 부처님을 대신하여 가르침을 전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범부들에겐 어렵게만 느껴질 ‘법문’을 ‘인간이 되라는’, ‘사람답게 살라는’, ‘제발 좀 철이 들라는’ 말씀으로 쉽고도 재미있게 표현한다.

"부처님께서 거주하시는 방이다./ 무더운 여름에도 선풍기만 하나만 갖고 사신다./ 추운 겨울에도 난로 하나만 갖고 사신다./ 부처님은 추위도 더위도 모르신다./ 삼매 속에는 추위도, 더위도,/ 폭우도, 폭설도 접근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웅전/ 미망 속을 윤회하는 불쌍한 영혼들이/ 구제받기 위하여 모여 있는 ‘영혼 휴게실’이다." (166쪽 ‘대웅전’)

‘대웅전’은 부처님을 모신 곳으로, 위대한 영웅을 모신 전각(殿閣)이라는 뜻이다. 높고, 근엄한 곳으로 상징되는 대웅전을 불쌍한 영혼들이 구제 받기 위해 모여 있는 우리 곁의 ‘휴게실’로 가까이 내려다 놓는다.

이렇듯 이 책은 불교의 중요한 용어, 언어들을 70년대에 유행했던 ‘꽁트’라는 장르를 활용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꽁트는 인생의 순간적 한 단면을 예각적(銳角的)으로 포착, 표현한 가장 짧은 소설이다. 단편 소설보다 더 짧은 글 속에 사물을 예리하게 비판, 압축해 해학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기지·유머·풍자가 있다.

선의 목적은 상대방의 마음을 날카롭게 뚫어 바로 깨달음을 이루게 하는 데 있다. 13년간 출가 생활을 체험하고 다수의 선(禪) 연구서를 펴낸 저자의 내공으로 녹여내는 촌철살인의 꽁트를 보다 보면 웃음이 터지고 속이 시원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읽다가 10분마다 ‘빵’ 하고 웃음이 터진다면, 또는 사색이라도 하게 된다면 기대치는 100%로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면서 “재미를 붙이다 보면 불교를 알 수 있게 하는 게 이 책의 집필 의도”라고 밝혔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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