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일 태고총림 순천 선암사에서 엄수된 한국불교태고종 제48기 합동득도 수계산림에서 외국인 행자 5명이 사미 수계를 받고 예비승려가 되었다. 이들은 각각 영국 핀란드 이스라엘 체코 중국에서 왔다. 한국불교태고종이 가르치는 선불교에 매료되었다는 점과 결혼을 허용하고 있어 태고종으로 출가를 결심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들의 향후 계획도 분명했다. 이들은 정식으로 구족계와 대승보살계를 수계하고 나면 각자 자국으로 돌아가 전법교화에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부처님의 평화에 대한 가르침과 불교의 사상을 앞세워 전쟁없는 지구촌, 상생의 인류사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는 그 의미가 남달라 본보기가 되고 있다.

현대사회는 글로벌의 시대를 살고 있다. 지구촌은 서로가 가까워지고 있고 공동의 과제를 풀어가며 살아야 하는 시대다. 이러한 때 외국인이 한국불교에 매료돼 태고종으로 출가한 것은 고무적인 현상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불교의 전통을 잇는 정통종단으로서 외국에 대한 전법은 빈약한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서 포교를 위한 새로운 전략과 전술이 필요한 시점에서 이들의 출가는 아주 반갑기 그지 없다. 따라서 우리 종단은 이들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지원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포교콘텐츠나 스토리를 만들어서 이들을 교육하고 해외에 보급하는 것도 필요하다.

인재양성은 불교미래를 위해 확보해아 하는 관건이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외국인의 한국불교로의 출가는 그래서 매우 값진 의미를 안고 있다. 종도들의 깊은 관심이 요구된다.
 

전쟁 반대 외친 한중일 삼국 불교계

11월 6~8일 서울 봉은사 일원에서 열린 제23차 한중일불교우호교류회의 한국대회가 삼국 불교계의 황금유대를 확인하고 막을 내렸다. 한중일 삼국 280명의 불교지도자들은 세계평화기원법회를 봉행하고 세계평화와 불국정토 구현을 염원했으며, 국제학술강연회에서는 ‘인류사회 공생을 위한 불교도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4차 산업시대 불법 홍포를 위한 삼국 불교도의 역할’ 등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누었다.

코로나로 3년간 순연되었던 대회가 재개되자 상구보리하화중생을 다짐하는 법음이 봇물터지듯 분출돼 어느 때보다도 의미가 더욱 깊은 자리였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공동선언문이다. 조화와 평화의 세계 구축, 자타불이 정신 함양, 생활 속 수행, 전쟁 반대 등 4개의 결의사항을 담고 있다. 공동선언문은 한중일 삼국의 불교도들이 인류의 고통을 줄이고, 미래사회의 번영을 위해 너와 나, 인간과 자연이 일체라는 화엄사상의 ‘상즉상입(相卽相入)’의 가르침을 깊이 새겨 각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을 다짐하고 있다.

세계는 코로나와 같은 질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국가 간 교류가 중단되는 초유의 경험을 했다. 지구촌 곳곳에서는 기후환경의 위기 속에서 탐욕의 인과를 경험하고 있다. 이제 세계는 국가 간 신뢰를 바탕으로 기후위기 극복과 또 다른 펜데믹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국제적 연대를 강화해야 할 때다. 선언문 가운데 백미는 ‘전쟁 반대’ 부분이다. 지금 세계는 전쟁을 통한 생명경시의 참혹한 광경을 매일 목도하고 있다. 전쟁은 하루속히 종식되어야 하고, 해당 지역의 국민들은 평화로운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불살생’의 가르침은 모든 불자가 지켜야 할 첫 번째 계율이다. 따라서 ‘전쟁 반대’는 불자들이 나서야 할 의무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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