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 작가.
이석준 작가.

 

얼마 전 TV 문화 탐방 프로그램에서 보았던 불교왕국이라 불리는 스리랑카 편에서의 일이다. 동남아시아를 여행하던 작가의 순례기였는데 이 내용을 보며 한 편으로는 부러움을, 다른 한편으로는 환희심과 함께 공양의 의미를 다시 새겨 보게 되었다. 이 탐방 작가가 스리랑카의 외곽의 시내 지역을 지나가고 있을 때, 갑자기 교통 경찰들이 도로 곳곳을 막기 시작했다. 이 작가는 아마도 스리랑카의 정치 고위 지도층이 이 지역을 지나가게 되어 도로를 통제하는 줄 알았다. 10여 분을 기다리던 작가의 눈에 들어온 대상은 바로 수십 마리의 코끼리 떼였다.

불교를 숭상하는 스리랑카에서 코끼리는 국민들에게 존중받고 추앙받는 동물이었다. 그 이유로는 석가모니부처님과 코끼리와의 인연은 무척이나 각별하기 때문이다.

불교를 상징하는 동물 중 하나인 코끼리는 그 의젓한 위의와 리더십으로도 유명하지만 마야 부인의 태몽에서 등장하는 흰 코끼리나 제바닷따의 사주를 받고 술에 취해 부처님을 공격하다 나중에 감화되는 코끼리 등 부처님의 생애 가운데 많은 부분에 등장하고 있다. 또한 이 코끼리들을 하루에 두 번 목욕시키며 국가의 지원 하에 소중하게 관리하는 모습은 불교왕국에서만 볼 수 있는 부러운 모습이었다.

그리고 또한 나이 5~8세까지 어린 동자승을 교육하는 사원시설이 나온다.

정말 철없는 어린 아이들이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부처님의 법을 배우고 시내로 행렬을 이루어 탁발하는 모습은 장엄함과 환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승복을 벗으면 여니 어린아이들처럼 로봇이나 장난감을 먼저 가지려 다투는 모습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미소를 짓게 한다.

이들이 머무르는 사원에서 스님들과 동자승들이 탁발을 나가면 국민들은 정성껏 준비한 공양물을 올리며 지극한 신심을 보여 주고 있었다. 정말이지 우리나라도 불교 4대 명절만이라도 시범적으로 탁발을 진행한다면 많은 불자님들의 신심을 고취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들기도 하였다.

그 공양물을 올리는 신도분들 가운데 한 분은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한 마디를 인터뷰하고 있었다.

“ 지금 이 공양물을 어떤 마음으로 올리고 있나요?”

“ 예. 저는 이 공양물을 올리는 공덕으로 이생에서 윤회를 벗어나고 싶습니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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