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음식은 없다

정산 김연식 지음

인문공간

20,000원

 

 

 

 

 

 

절간 음식 레시피의 첫 기록자이자 50년간 필드워크한 저자가 사찰 음식의 원형(原型)을 차근차근 되새김질하며 써 내려간 사찰 음식 에세이집이다.

재가(在家)에서도 사찰 음식을 즐기는 시대에 사찰 음식의 진정한 대중화란 무엇일까? 저자는 오관게(五觀偈)에 담긴 발우공양 정신이 담겨야 진정한 사찰 음식이라고 말한다. “발우공양이 현실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사는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는 식사법이라는 점이다. 내가 먹을 만큼만 덜어서 아주 작은 찌꺼기 하나 남기지 않고 깨끗하게 먹는 습관 역시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방식이다. … 환경파괴를 막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일 지도 모른다.”(147쪽)

저자는 사찰 음식의 철학을 규정짓는 기준을 원효 스님의 《발심수행장(發心修行章)》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수행자가 음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명징하게 드러난다. 최소한의 것만으로 허기를 달래고 얻을 수 있는 것으로 갈증만을 가라앉히며 수행에 정진하는 삶 …원래 수행자란 자연에서 얻은 그대로를 최소한으로 먹고 마시며 용맹정진하는 존재다.”(126쪽)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사찰음식전문점 '산촌'을 운영해온 저자는 사찰 음식은 “한국 전통 식문화의 마지막 보루”(210쪽)라며, 특유의 통찰력으로 반가음식(班家飮食)을 닮아가는 사찰 음식을 비판하고,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편리’ 때문에 과거의 전통을 버려서는 안된다며 “최소한 교구본사만큼은 매 끼니 발우공양을 거르지 않는 전통을 되살려야 한다”고 호소한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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