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의례 약식 설명-한문 원문 제시-의역을 그 아래 표시-필요사항 추가 설명

 

예수재의문역해

상진 외 편역

(사)청련사예수시왕생칠재보존회

32,000원

 

 

 

양주 청련사는 구구절(九九節)에 개최해온 선조사 제례와 함께 독판 예수재, 동참 예수재를 열어서 재자(齋者)의 소원을 기도해왔다. 이와 같은 의례를 위해서는 대본인 의문(儀文)은 필수적인 요소다. 상진 스님은 선대 스님들로부터 배운 것을 바탕으로 고서를 참고해 수년에 걸쳐 예수재의문 편찬 작업에 몰두했다. 그것이 어느 정도 정리돼 2022년 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는 새로 엮은 전정판 《예수재의문》을 토대로 의례를 행할 수 있었다. 상진 스님은 “《예수재의문》은 옛 의문을 뒤져보고 제방의 의궤들을 수집하고 또 소납이 그간 배운 것을 중심으로 엮은 것”이라며“편찬의 제일 방침은 현장성이라 할 수 있다. 의문마다 순차가 다양하였는데 청련사에서 실행하는 것을 중심으로 했다”고 전했다.

2020년 10월 25일 청련사 경내 특설도량에서 봉행된 생전예수재.
2020년 10월 25일 청련사 경내 특설도량에서 봉행된 생전예수재.

 

하지만 의문은 한문으로 돼 있어 소수의 전문가를 제외하곤 해독이 어려운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때마침 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가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66호로 지정되자 예수재에 대한 관심은 커져만 갔다. 주변에서 한문을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역해서가 필요하다는 건의가 잇달았다. 스님은 주변 학자들과 함께 수개월 동안 역해 작업을 진행했다.

《예수재의문역해》는 청련사예수시왕생칠재의 의문인 전정판 《예수재의문》을 역해한 본이다. 역해를 위해 《예수시왕생칠재의찬요》[광흥사, 1576, 《한국불교의례자료총서》(약칭‘KR’)2집], 《범음산보집》(1707, 《한국불교전서》11 약칭‘HD’), 《산보범음집》(1713, KR2), 《오종범음집》(1661, HD12), 《영산대회작법절차》(1634, KR2), 1769년 봉정사 《청문》, 1529년 필사본 《청문》, 《작법귀감》(1826), 《석문의범》(1935) 근대의 필사본 《제반법요》 등의 차례나 의문, 협주를 주로 참고해 교정했다.

편집 형식을 보면, 먼저 해당 의례를 간략히 설명하고 한문 원문을 제시한 뒤 그 의역을 작은 글자로 들여쓰기 방식으로 그 아래 표기했다. 또한 중간중간에 의례의 진행이나 기타 필요한 사항은 본문 명조로 설명했다. 전통적으로 제목은 두 자 들여 쓰고 게송이나 진언은 내어쓰기 방식인데, 이 책에서는 진언은 내어 쓰고 게송은 한 자 들여쓰기 방식을 택했다.

진언의 경우, 고본과 현대 의문 사이에는 음운변화가 적용되어 차이가 많다. 그래서 1800년대 간행된 망월사 《진언집》을 최대한 원용했다. 왜냐하면 그 이후의 본들은 구개음화가 진행되어 변화가 많기 때문이다. ‘사바하’의 경우 ‘바하’라고 할 수 없어 현실 표기와 발음을 그대로 따랐다.

이번 역해본은 아직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한문의 다의성 때문이기도 하지만, 불교 의례에 대한 전통적인 이해와 고문의 협주가 반드시 일치한다고도 할 수 없는 점이 적지 않다. 가령 18세기 이후 의례 문헌에서 나타나는 ‘명다(茗茶)’는 이전 본에는 ‘명다(名茶)’로 나타난다. 유명한 차라는 뜻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합장게 3구 ‘성심진실상(誠心眞實相)’은 적지 않은 영산재 의문에는 ‘성심진실향(誠心眞實香)’으로 나타난다. 《오종범음집》(1661)에 의하면 대철 스님이 실상에 부합해야 향이 나오므로 ‘상’으로 고쳐야 한다고 하며 고치고 있는데, 후대 본들이 ‘상’자를 따르거나 원래대로 ‘향’자로 표기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상진 스님은 “역해는 가능하면 원문을 번역하고 의견이 분분한 곳에는 해설을 달았다. 해설은 역해자들의 합의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다”면서, “부족한 것이나 의견이 다른 것들은 보완하거나 토론하며 좀 더 나은 예수재 해설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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