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 작가.
이석준 작가.

 

네 명의 한국 남자 수영 선수들이 이번 항저우 아시안 게임 수영 800미터 계영 결선에서 금빛 물살을 갈랐다. 그것도 2009년에 일본이 로마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작성한 7분 02초 26을 14년 만에 0.53초 단축한 눈물과 땀방울로 새긴 아시아 신기록이다.

개최국이며 아시아 최강인 중국이 초호화 스타 4명으로 팀을 구성해 경쟁했지만 뛰어난 팀워크와 허를 찌르는 선수배치를 한 한국 팀의 자랑스러운 네 명의 선수들에 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사실 수십 년 동안 아시안 게임에서 육상과 수영 종목은 일본과 중국이 싹쓸이를 하고 우리 한국 선수들은 결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비운을 겪고 있었다. 그것도 가장 많은 메달이 걸려 있는 두 종목에서 두 나라의 독주를 씁쓸히 지켜보고 있어야만 했다.

또한 최근에는 구기 종목에서도 중국이 최강자로 떠오르면서 한국은 번번이 중국의 벽에 막혀 금메달의 영광을 누리지 못하고 있었다. 이런 현실 속에서 메달을 따지 못한 감독과 코치, 그리고 선수들이 흘린 땀과 눈물이 얼마나 덧없었겠는가.

한편으론 그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힘겨운 훈련을 받으며 나이 어린 우리 선수들은 포기하고픈 유혹의 시간들도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날들의 고난과 고통들을 오로지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시상대 맨 위로 올라 자랑스럽게 울리는 애국가를 듣고픈 일념으로 선수들과 감독들은 견뎌내 왔을 것이다.

물론 본선에서 동메달만 획득해도 한없는 격려와 칭찬을 받아야 함이 마땅하다.

하지만 모든 스포츠 경기에서 최고의 영광인 금메달이 전 세계 어떤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 주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리고 이번 수영 경기에서 첫 주자로 출전한 선수는 이 경기에 최선을 다하기 위하여 다른 경기는 출전하지 않았다는 후문을 들으면서 최고의 결과에는 최선의 과정이 있었다는 인과의 법칙을 알게 된다.

한 명의 특출한 스타가 아닌 팀을 위하여 4명의 선수가 2년의 극한의 훈련을 통해 아름다운 금빛 물살을 가르고 아시아 신기록을 세웠음은, 현재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파란 신호등이 들어와 더없는 기쁨을 누리며 일상의 건널목을 건너게 하고 있는 소중하고도 고마운 소식이 되고 있다.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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