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림고경총서’ 전 37권 e-book으로 무료 공개

학술 세미나와 퇴옹학술상 시상식…방송과 유튜브 콘텐츠 제작

4일4야 4만 8천 배 참회기도…11월 3일 추모 다례재

'선림고경총서' 전 37권. (사진=백련불교문화재단)
'선림고경총서' 전 37권. (사진=백련불교문화재단)

 

11월 3일은 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최고의 고승으로 일컬어지는 퇴옹당 성철대종사의 열반 30주기를 맞는 날이다. 백련불교문화재단(이사장 원택 스님)은 이를 기념하는 취지로 다양한 추모행사를 준비했다.

《선림고경총서》 전 37권 무료 공개=백련불교문화재단은 성철 스님이 현창하고자 했던 선문(禪門)의 정법을 널리 펴기 위해 도서출판 장경각에서 지난 1993년에 완간한 《선림고경총서》 37권 전권을 eook 형태로 무료로 배포할 예정이다.

성철 스님은 일생에 걸쳐 옛 조사 스님들의 말씀 가운데 참선을 위해 가장 요긴하다고 생각되는 삼십 여종의 저서들을 가려내어 번역토록 하고 그 이름을 《선림고경총서》라고 했다. 책이 나오기까지 준비기간을 포함해 10여 년에 걸쳐 번역, 윤문 교정, 편집 제작, 배포에 총 20여 억 원이 투입됐다. 우리나라 선종사에서 처음 시도된 대규모의 선어록 번역사업으로, 선사상 연구에 학문적 초석을 다지고, 수행자들에게 선문의 바른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금도 《선림고경총서》는 POD(주문자 제작 서비스) 형태로 유통되고 있으며, 수행자와 선학 연구자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 책이다. 성철 큰스님 열반 30주기를 맞아 이 시리즈를 출간하게 된 스님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11월 3일 성철넷(www.songchol.com)을 통해 전권을 무료로 공개한다.

학술세미나 개최와 학술상 시상=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회장 권기현 위덕대 교수)와 백련불교문화재단 부설 성철사상연구원은 10월 14일(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성철스님의 불교 인식과 현대적 적용’이라는 주제로 원로 교수와 중진 학자 등 모두 6명이 발표에 나서는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김미숙 위덕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는 제1 발표에서는 박태원 교수(영산대)가 ‘퇴옹은 왜 돈오점수를 비판했을까?’를, 신규탁 교수(연세대)가 ‘성철 선사의 선 문헌 속에 인용된 경전과 어록’을, 김광식 교수(동국대)가 ‘성철 법맥의 재인식’을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서재영 성철사상연구원 원장의 사회로 진행될 제2 발표에서는 강경구 교수(동의대)가 ‘《선문정로》 문장 인용을 통해 본 성철선의 특징’을, 김응철 교수(중앙승가대)가 ‘성철스님의 수좌형 리더십의 사회적 영향력 분석’을, 김명우 교수(동아대)가 ‘《백일법문》에 나타난 퇴옹성철의 팔식설 고찰’을 각각 발표한다. 논문 발표에 이어 한국불교학회장을 지낸 이평래 전 충남대 교수의 사회로 종합토론이 진행된다.

성철 스님 생전 모습. (사진=백련불교문화재단)
성철 스님 생전 모습. (사진=백련불교문화재단)

 

성철 스님은 《선문정로》 등의 저서와 설법을 통해 보조국사의 돈오점수설을 비판함으로써 한국 불교학계에 돈점논쟁을 촉발한 바 있다. 박태원 교수는 성철스님은 무엇 때문에 보조국사의 돈오점수설을 비판했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논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성철 스님은 수행자들에게 ‘책 보지 말라’는 지침으로 유명하지만, 스님의 법문과 저술에는 수많은 경론이 인용되고 있고, 학술논문 못지않게 경전과 논소에 근거하여 논지를 펼친 것으로도 유명하다. 신규탁, 강경구, 김명우 세 교수는 성철 스님의 법어집과 법문에 대한 분석을 통해 스님의 교학적 깊이와 내용을 분석하고, 성철선으로까지 불릴 만한 스님의 수행 가풍에 대해 논구할 예정이다.

이어 김광식 교수는 성철스님의 법맥(法脈)에 대해 논구하고, 김응철 교수는 해인총림 초대 방장과 대한불교조계종 종정으로서 수행자들을 올곧게 이끈 성철 스님의 지도력에 대해 조명한다. 성철 스님은 평생 참선 수행에 매진하며 세속 일에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와 같은 수행자로서의 삶에 대해 ‘수좌형 리더십’이라는 관점으로 재평가함으로써 스님의 수행과 삶이 어떤 종교적 지도력을 발휘했는지를 밝힐 것으로 보여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6회 퇴옹학술상 시상식=퇴옹학술상 수상자로는 교리 부분에서 「마하빠자빠띠의 출가와 비구니교단의 성립」 이란 논문을 발표한 도민스님(동학사승가대학 교수사)과, 응용 부분에서는 「현재 심사정 필 〈보납도(補納圖)〉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한 신광희 연구교수(중앙승가대 불교학연구원)가 각각 선정됐다.

이번 수상 논문은 2022년 12월 31일부터 2023년 8월 31일 사이에 간행된 학술지 《동아시아불교문화》에 수록된 95편의 투고논문 중에 게재논문 58편, 심사제외 논문 51편을 대상으로 엄격한 심사를 거쳐 7편의 논문이 최종심에 선정됐다. 이들 논문을 대상으로 5인으로 구성된 선정위원회가 한 달간의 심사를 거쳐 지난 9월 22일 위와 같이 수상자를 결정했다.

방송과 유튜브 콘텐츠 제작 배포=동의대 강경구 교수는 작년에 성철대종사의 대표 저서 중 하나인 《선문정로》』를 쉽게 풀어서 《정독 선문정로》(장경각)를 출간한 바 있다. 성철 스님은 생전에 《본지풍광》과 《『선문정로》』로써 부처님께 밥값 했다고 할 만큼 이 책은 스님의 수행관과 불교관을 담고 있는 핵심 저서다. 이 책을 통해 성철대종사의 수행과 사상을 널리 전하기 위해 《정독 선문정로》를 교재로 하는 TV 강좌를 제작 방송하고 있다. BBS-TV를 통해 총 50강으로 송출되는 ‘정독 선문정로 강좌’는 지난 1월부터 방송을 시작해 연말에 마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성철 스님에 얽힌 이야기와 30주기를 맞는 문도들의 추모 행사 등을 종합적으로 담아 불교TV(BTN)를 통해 연말 특집으로 방송할 예정이다.

백련불교문화재단은 1993년 성철 스님의 삶과 수행을 다룬 5부작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불교계의 여러 스님과 사회 저명인사 등 15명의 인터뷰 자료를 남겼다. 동영상 34개 분량에 달하는 이 영상 자료를 유튜브 콘텐츠로 재가공하여 업로드 중이다.

이 영상에는 전 조계종 종정을 지낸 혜암 스님과 법전 스님을 비롯해 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 전 동국대 부총장 김용정 교수 등 지금은 만날 수 없는 스님과 저명인사들이 들려주는 성철 스님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녹화된 지 30년 만에 처음으로 공개되는 귀중한 자료로 한국 현대불교사에서도 중요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매년 추모다례를 앞두고 진행되는 성철 스님 사리탑 앞에서의 삼천배 모습. (사진=백련불교문화재단)
매년 추모다례를 앞두고 진행되는 성철 스님 사리탑 앞에서의 삼천배 모습. (사진=백련불교문화재단)

 

4일4야 4만8천 배 참회기도와 추모 다례=성철스님문도회와 성철 스님이 주석했던 해인사 백련암에서는 3천 배 참회법회와 추모 다례재를 봉행한다. 10월 28일(토) 성철 스님 사리탑전에서 3천 배를 시작으로 추모행사가 시작된다. 10월 30일(월)에는 4일4야 동안 4만 8천 배 참회법회를 11월 3일까지 해인사 백련암 고심원에서 봉행한다,

열반 30주기가 되는 11월 3일(금) 오전 9시에는 성철 스님의 사리탑전에서 추모 헌공다례가 있다. 이어 오전 10시에 성철대종사가 해인총림 방장으로 수많은 대중들에게 백일법문을 강설했던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추모 다례를 올리는 것으로 30주기 추모 행사를 마감한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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