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만나면 으레 합장(合掌)하고 반배(半拜)한다. 불교계 생활에서 몸에 밴 습관이다. 상대가 내게 불교 신자인지 묻는 경우도 있다. 자연스레 그렇다고 답한다. 합장은 스스로 불자임을 나타내는 표시의 하나다.

합장은 원래 부처님이 태어나신 인도의 전통 인사법으로 알려져 있다. 신성한 오른손과 부정한 왼손이 합쳐 일심(一心)으로 진실을 추구한다든지, 합장하는 한 손은 자기 자신을, 다른 한 손은 다른 사람을 의미한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두 손을 합쳤으니 너와 내가 둘이 아닌 자타불이(自他不二)이며, 타인을 나와 동일한 존재로 존중하겠다는 뜻일 것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경전을 읽거나 염불을 한다면 누구나 삼매(三昧)에 들 수 있다. 합장은 바르게 수행을 시작하는 출발점이다.

밀교에서 합장은 더욱 심오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좌우의 손은 각각 금강계(金剛界)와 태장계(胎藏界). 이(理)와 지(智), 정(定)과 혜(慧) 등으로 나누어 해석한다. 왼손을 중생계, 오른손을 불계(佛界), 다섯 손가락을 오대로 본다. 합장은 중생의 오대와 불의 오대가 융합해 성불의 모습을 상징한 것으로 여긴다. 합장 방식도 다르다. ‘금강합장’이라고 해서 양 손가락을 교차해 마주하는 방식이다. 밀교도들은 이 자세로 불(佛)에 대한 경배와 금강 같은 신심을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합장할 때 손바닥을 밀착해 빈틈이 없게 하고 손가락 사이가 벌어지지 않게 한다. 이는 눈·귀·코·혀·피부 등 다섯 가지 감각기관을 감지하고 조정하는 제6식인 의식(意識)을 모은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런 합장 자세는 싸움하지 않는 무쟁(無諍)을 상징하기도 한다.

합장은 일본 전통 민간 건강요법에서도 활용된다. 가능한 약을 쓰지 않고 질병을 예방 및 치료할 수 있다’는 기치를 내걸었던 ‘니시의학’의 건강 관리법이 있다. ‘니시의학’의 6대 법칙 중 다섯 번째가 ‘합장합척운동’이다. 두 손은 합장하듯 가슴 앞에 모으고, 두 발도 붙여서 손과 발을 동시에 뻗었다 오므리는 동작을 반복한다. 이 동작은 좌우 신체의 균형을 도모해 주며 특히 골반 내 장기의 건강에 매우 유익하다고 한다.

불교종립학교인 동국대가 ‘합장’ 캠페인에 나섰다. 윤재웅 총장이 추진하는 건학이념 교육과 전법 생활화를 위한 캠페인의 일환이다. 매달 11일을 ‘합장DAY’로 정했고, 지난달에는 총장 주도로 정각원에서 실천 의지를 다지는 108배 수행 법회를 봉행했다. 합장 인사가 동국인의 공식 인사법으로 잘 정착하기를 불자들은 바라고 있다.

-월간불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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