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아라한의 수행-9 위빠사나선사들의 법문 모음

강종미 편역

해장각

16,000원

 

 

 

부처님 당시의 가르침과 수행이 가장 잘 보존돼 있는 미얀마 스님들의 수행법은 위빠사나(Vipassana)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얻은 수행 방법으로 ‘무상·고·무아’를 관찰하여 몸과 마음이 열반에 이르는 수행법이다. 위(Vi)는 ‘모든 것’, ‘다양한’, ‘전부’란 뜻이고, 빠사나(Passana)는 ‘꿰뚫어 보다’, ‘똑바로 알다’라는 뜻이다. 산스끄리뜨어로 ‘위빠사나’란 ‘모든 것을 이해하고 꿰뚫어 본다’는 뜻을 간직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음챙김 수행’, ‘알아차림 수행’이라는 이름으로 대중화되어 있다.

미얀마에는 여러 아라한(arhat)이 있다. 모곡 사야도(1899-1962, 표지 인물)는 9살에 출가해 30여 년간 경전연구와 후진양성에 매진했고, 강원에서 아비담마 교학을 가르쳤다. 1942년부터 4년간 모곡에 있는 보바당 마을 근처의 동굴에서 위빠사나 수헹에 매진해 특별한 법을 성취했다. 선과 교를 겸비한 근대 미얀마 최고의 아라한으로, 미얀마 전역 269곳의 모곡 협회 3천여 곳의 모곡 수행센터에서 많은 수행자들이 그의 가르침을 따르고 있다.

순룬 사야도(1878-1952)는 43살까지 평생 문맹의 농부로 살았다. 그러던 그는 어느 날 죽음의 공포를 느끼고 ‘들숨날숨을 알아차리는 수행’을 시작한다. 일상에서 무슨 일을 하든 ‘알아차림’을 실천한 끝에 약 9개월 만에 아라한과를 성취한다.

때인구 사야도(1913-1973)는 20대 초반부터 46살까지 도둑과 강도들을 이끄는 대장으로 살았다. 어느 날 순룬 사야도의 일대기를 듣고는 ‘그가 했는데 왜 나라고 못 하겠는가?’라고 발심해 수행에 돌입한다. 하루에 16시간씩 수행에 몰두한 결과 수행한 지 6일 만에 첫 번째 깨달음(수다원과)을 얻고 20개월 만에 네 번째이자 마지막 깨달음인 아라한과를 성취한다.

이 책에는 이처럼 위빠사나 선사들의 삶과 수행, 그리고 ‘실제 체험’에서 나온 생생한 수행 법문이 가득하다. 책에 등장하는 9명 위빠사나 선사들은 각자의 기질과 성향에 따라 ‘열반으로 향하는 위빠사나의 길’이 다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겉으로 보이는 차이점 안에 ‘서로 묘하게 통하는 핵심’을 찾아보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책 말미에는 미얀마 수행센터 연락처도 수록해 위빠사나 수행이 한결 가까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역자는 1996년, 미얀마로 건너가 마하시 선원, 쉐우민 센터, 때인구 명상센터, 모곡 센터 등에서 직접 위빠사나를 수행했다. 마하시 마하간다용, 만달레이 빠리얏띠 사사나 대학 등에서 아비담마와 빠알리 삼장을 수학한 선교 겸비의 전문수행자다. 주요 편역서로 《아비담맛타디빠니해설서 Ⅰ, Ⅱ》, 《아비담마해설서Ⅰ, Ⅱ》, 《앙굿따라니까야Ⅰ, Ⅱ》, 《불교입문Ⅰ, Ⅱ》 등이 있다.

그는 “미얀마는 명상의 가치를 알고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나라다. 이번에 아라한에 도달했던 근대 미얀마의 큰스님들이 일반인들을 위해 쉽고도 일목요연하게 알려준 수행법을 묶었다.”면서 “부디 이 책이 많은 이들에게 본래 면목을 되찾는 단초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최승천 기자

저작권자 © 한국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