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최대명절인 추석이 다가오고 있다. 추석은 가족과 친지들이 모처럼 한 데 모여 조상을 기리는 차례를 지내기도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는 즐거운 명절이다. 그러나 함께 웃지 못하는 불우이웃도 많다. 경제적 소외계층이나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이들은 추석이 남들처럼 즐거울 수만은 없다. 이들의 소외와 아픔을 보듬는 것은 종교계의 역할과 무관치 않다. 특히 대승교화종단으로서 보살도의 실천을 강조하는 우리 태고종으로선 더더욱 그렇다. 실제로 태고종단 소속의 일선 사찰들은 추석을 앞두고 복지시설이나 지역기관에 불우이웃을 위한 보시행을 펼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한국불교태고종 안심정사는 9월 18일 강릉보호관찰소에 백미 300kg을 전달했다. 강릉보호관찰소는 이 쌀을 추석을 앞두고 조손가정과 차상위 등 취약계층 22명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주 실상사도 9월 13일 관내 진북동 주민센터에 저소득계층을 위해 써 달라며 백미 10kg들이 100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실상사는 해마다 관내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를 실천해 오고 있다. 이번에도 추석을 앞두고 진북동에 거주하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백미를 전달함으로써 이웃사랑의 모범을 보여줬다. 부산 원광사도 추석을 맞아 관내 동래구에 백미 10kg 300포를 전달했다. 동래구는 기탁 받은 백미를 추석을 맞아 관내 어려운 이웃들에게 배부키로 했다고 한다. 이처럼 불우이웃과 함께 할 때 명절을 값지게 보낼 수 있다. 우리 사회 그늘지고 소외된 곳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인 보시행이 펼쳐지길 바란다.


강진 피해 모로코의 아픔에 공감을

지난 8일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발생한 강진의 피해는 역대급 규모다. 진도 6.8의 강진으로 산간 마을의 주택이 대거 무너지며 3천 명 가까이 숨지고 5천 명 넘게 다쳤다.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은 21일 현재 420여만 명에 이른다. 부상자 중 중태가 많고, 추가 수색과 구조 작업은 더딘 상태다, 게다가 본진으로 취약해진 건물이 여진 때문에 추가로 파괴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있어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모로코 강진 피해 사태는 우리에게 ‘방심은 금물’이라는 경각심을 일깨운다. 2016년 규모 5.8의 지진이 경주에서 발생했고, 규모 3.0 이상 지진은 올해만 해도 10건이 넘는다. 이번 사태 이후 여러 지자체는 발 빠르게 실제 지진 발생 상황을 가정한 점검훈련을 실시했다. 불시의 지진에 대비한 사전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하고서야 주민들은 걱정을 내려놓는다.

우리나라는 물론 국제사회는 모로코의 아픔에 공감하고 앞다퉈 지원에 나서고 있다. 지구촌은 하나라는 인류애의 발현이다. 우리 불교계도 애도와 지원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9월 11일 ‘모로코 대지진 피해 애도 및 지원 성명’을 내고 “유명을 달리하신 희상자들의 명복과 함께 극락왕생을 빌며, 부상자들이 하루속히 치유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스님은 또 “국내외 관련기관과의 면밀한 협조를 통해 모로코 국민들이 대지진 이전의 삶으로 속히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자타불이(自他不二)는 대승불교의 근본정신이다. 이웃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여기라고 가르친다. 불자들의 동체대비심(同體大悲心) 발현이 절실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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