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장 스님, ‘한마음요전’에 나타난 대행의 계바라밀 분석

“대행의 계행은 보살계, ‘치병’은 보살행의 실천”로 파악

이상호, 주인공 원리·관법 구조 고찰…안양본원 선법합창단 소개

16일 대행선연구원 제16회 계절발표회 성료

해인사 승가대학 학감 법장 스님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대행선연구원)
해인사 승가대학 학감 법장 스님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대행선연구원)

 

《한마음요전》은 묘공당 대행 선사(1927~2012, 이하 대행)의 삶과 수행방편과 가르침을 담은 한 권의 책이다. 한 인물의 삶과 구도기, 그리고 그 안에 담겨진 간절함이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다.

해인사 승가대학 학감 법장 스님이 《한마음요전》에 나타난 대행의 삶과 수행방편을 보살의 바라밀로 해석하고 고찰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한마음선원(이사장 혜수) 산하 대행선연구원(원장 혜선)이 9월 16일 개최한 제16회 계절발표회에서다.

한마음선원 안양본원 3층 법당에서열린 이날 발표회에서 법장 스님은 ‘《한마음요전》에 나타난 계바라밀의 고찰’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대행의 행장 속에 나타난 보살행과 전법을 계율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선사의 삶 안에서 계바라밀이 공존하고 있었음을 규명했다.

대행은 1950년 3월 27일(음력)에 오대산에서 한암 선사에게 정식 수계를 받고 출가자가 됐고 이후 종단 승적과 무방하게 수행을 이어갔으나 탄허 스님의 권유를 받아 승적을 회복했다. 《한마음요전》에는 1960년 사미니계를, 1961년 비구니계를 수지한 것으로 종단에서 승인하고 있음을 기록하고 있다.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 스님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행선연구원)
한마음선원 이사장 혜수 스님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대행선연구원)

 

법장 스님은 대행의 출가와 수계를 율장에 근거해 논하기보다는 “수행자로서의 삶과 전법을 보살의 모습으로 보고 보살계를 통해 논해야”함을 분명히 했다. 보살계의 핵심은 보살의 바라밀을 위한 것이기에 일정한 형식에 맞춰 지계하는 것이 아니라 중생을 연민해 상황에 맞게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법장 스님은 대행의 삶에 나타난 수행과 전법이 ‘보살의 바라밀’과 연결되며, 계율에 있어서도 지지계(止持戒)가 아닌 작지계(作持戒)의 관점에서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법장 스님은 대행 선사가 행한 치병(治病)을 ‘중생의 간절한 요구에 응한 보살행’으로 봤다. 법장 스님은 “대행은 치병으로 당장의 고통을 해소한 이들에게 그 병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자신의 마음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가르침을 설한다. 이것이 대행의 진정한 치병”이라며 “이런 대행의 보살행은 그저 자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중생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불교의 가르침을 이 시대에 맞게 현실화한 방편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행의 수행과 전법은 그 자체로 불법을 실현한 것이고, 보살계를 실천한 것이다. 불법은 삶을 위해 존재하고 보살계는 처해진 상황에서 불교적으로 행동할 수 있게 해주는 토대”라며 “대행은 마음의 치료를 통해 중생들을 참다운 치병으로 이끌었다. 만약 지금 이 시대에 대행이 전법을 펼친다면 지구환경이나 인터넷에 관련된 방편을 보였을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아무리 오묘한 법을 깨친다 하더라도 중생과 더불어서 아니면 도가 될 수 없다. 깨친 목석보다는 자비심 있는 중생이 더 아름답다”는 대행의 법문을 상기시킨 법장 스님은 “이 법문 속에 그가 보여준 보살행과 계바라밀의 모습이 그대로 담겼다”면서 “수행자로서 계행조차 아끼지 않았고, 일생을 통해 보살행을 펼친 대행의 모습은 이 시대의 불교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전법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표본”이라고 강조했다.

이상호 박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대행선연구원)
이상호 박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대행선연구원)

 

이와 함께 ‘주인공 원리와 관법의 상관 구조 고찰’을 발표한 이상호(서강대) 박사는 주인공 원리와 관법과의 상관구조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대행선 정체성 정립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주인공 원리는 생명, 마음, 육신이 삼합이 돼 서로 공존하면서 작용하는 순위연동형 구조와 삼위일체형 구조를 가지며, 관법은 방편으로서 상호 ‘불가분의 관계’를 갖고 있다.

이 같은 상관구조를 통해 확인되는 대행선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특징은 “하나의 주인공 원리를 토대로 여러 관법 수행체계를 갖춘 선 수행법”인 ‘일원다관(一原多觀)의 선법(禪法)’이라는 게 이상호 박사의 주장이다.

이날 계절발표회에서는 해인사 율학승가대학원장 금강 스님, 이자랑 동국대 불교학술원 HK교수, 윤종갑 동아대 초빙교수, 최원섭 대행선연구원 연구원이 논평자로 참여해 각각 논평을 진행했다. 또한 발표 이후 진행된 한마음선원 지원·단체 소개에서는 안양본원 선법합창단이 소개됐다. 발표는 김진용 합창단장이 맡았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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