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등수필

월암 지음

담앤북스

16,800원

 

 

 

 

문경 한산사 용성선원에서 정진하는 월암 스님의 법문은 간결하다. 그러면서 다정하고 깊은 울림을 준다. 제자와 호떡 내기를 하는 조주 선사의 이야기부터, 땔나무가 없다며 법당에 있던 목불(木佛)로 불을 지핀 단하 선사의 일화, 《금강경》에 달통한 덕산 선사가 노파의 질문 한마디에 말문이 막혀 버린 사연, “마주치는 모든 것을 죽여야 한다”라고 일갈하는 임제 선사의 다소 과격한 법문까지, 선 수행자의 예리한 직관과 일침은 서슬 퍼런 죽비 소리보다 명쾌하게 들린다.

《전등수필》은 《전등록》과 《선문염송》 등 여러 전등사서(傳燈史書)를 열람하며 깊은 울림으로 다가온 글귀를 엄선해 108편의 수필 형식으로 엮은 책이다. ‘전등수필’은 ‘전등사서’에서 가려 뽑은 이야기에 월암 스님 특유의 간결하고 담박한 해설과 법문이 더해진 글을 지칭하는 의미로, 월암 스님이 새로 만든 용어다.

이 책은 부처와 여러 조사의 깨달음과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 이야기로 가득하다. ‘전등사서’로 전해지고 있지만 옛 조사들에 관한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일화들은 이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한다.

월암 스님은 책의 서문에서 “오늘의 출가수행자들이 여러 권의 사서를 모두 공부하기는 어렵겠지만 핵심 종지에 대한 정견을 갖추고, 재가수행자들은 불조의 수증기연(修證機緣) 가운데 귀감이 될 만한 언구를 삶의 지침으로 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수필 형식을 빌려 책을 엮었다고 전했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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