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 작가.
이석준 작가.

 

요즈음 우리는 뉴스나 매스컴을 통하여 접하는 용어들을 보면서 상당히 혼란스러운 시대에 살고 있음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예를 들면 나와 너, 남자와 여자, 여당과 야당, 진보와 보수, 부자와 빈자, 강자와 약자 등의 단어들이다.

상대라는 것은 서로를 마주보면서 서로가 다름을 인정하는 가운데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중간 지점, 또는 더욱 수승한 사상인 중도(中道)를 이루어 내는 소중한 대상을 말하는 개념이다.

만약에 이 넓은 세상에 나 홀로 존재하고 상대가 없다면 그 얼마나 외롭고 쓸쓸할 것인가? 결국 그 개인은 고독함을 견디지 못하고 삶을 포기할 것이다. 그리고 한 나라에 여당만 존재하고 야당이 없다면 그 나라는 한쪽의 극단으로 치우쳐 결국은 망하게 될 것이다.

또한 이 지구상의 모든 나라들이 잘 사는 국가라면 좋겠지만 각 나라의 처한 여건과 상황에 따라 부자나라와 가난한 나라가 존재하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사회의 상황은 상대적인 부분들을 모두 반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서글픈 현실이다.

국회에서는 여와 야가 서로의 주장은 귀담아 듣지도 않으면서 무조건 반대만 하고 있으며, 진보와 보수 양 진영의 자세도 이와 다르지 않다. 선거 때만 되면 온 나라와 국민을 둘로 나누어 정치적으로 이익을 얻으려다 보니 선거가 끝나고 나면 그 후유증이 실로 심각한 지경이다.

예로부터 우리가 속해 있는 동양사회는 양(陽)과 음(陰), 이(理)와 기(氣), 인간과 자연이 둘이 아닌 서로가 조화를 이룸으로써 통일과 화합의 철학과 사상이 주류를 이끌어 왔다. 우리 과거의 역사 속에서 비록 풍족하지는 않지만 조그만 먹거리도 함께 나누며 기뻐하는 선조들의 인정 넘치는 모습을 우리 후손들은 지혜롭게 배워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근대에 들어와서 서양의 물질문명과 절대 신을 강조하는 서구사상이 유입되고 확장되면서 우리는 우리 조상들의 훌륭한 조화와 상생의 정신을 잃어가고 있으며 우리의 전통은 고루하고 후진적인 것이며 서양의 것은 모두가 선진적이며 따라해야 할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기도 하다.

하지만 최근에 들어오면서 K- 문화로 대표되는 K - POP, 한류의 열풍을 보면서 이제 우리 한민족의 전통과 문화가 인정받고 있음은, 우리의 소중한 정신이 동양을 넘어 세계적으로 주류가 되고 있다는 자부심과 긍지가 되어 가고 있다.

상대를 언제부터인가 적대시하면서 반대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이제는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사상과 문화의 건널목을 오고 가며 서로를 인정하고 소통하며 화합하는 성숙한 시민으로 거듭나야 할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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