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와 상생의 불교경제학-불평등과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불교적 탐색

김광수 지음

운주사

20,000원

 

 

 

 

일반적으로 출가를 지향하는 불교를 세속을 떠난 은둔적이고 신비적인 종교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동아시아의 선불교에서 사회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금기시해 왔다. 불교가 타종교에 비해서 세상에 대한 봉사, 복지, 참여의 비중이 여전히 낮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저자는 불교에 대한 이러한 태도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하고, 오히려 불교야말로 사회문제와 경제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경전에 나타난 붓다의 말씀과 사상, 특히 붓다의 경제사상에서 찾아내 밝히고 있다. 아울러 실천의 구체적인 방법으로서 보살행에 바탕한 자발적 가난에 의한 공동체 운동도 제시하고 있다.

책의 1, 2장은 이론 부분이다. 지구 파괴, 심성 파괴를 초래하는 것은 자본의 무한대적인 이윤추구와 그로 인한 과잉생산, 과잉소비, 그리고 그에 따른 무한경쟁과 실업문제라고 보고, 이러한 문제를 불교경제의 시각에서 고민한 여러 현인들의 사상을 모아 정리하고 있다. 사회적 측면에서 바라본 결과물이다.

3, 4, 5장은 개인 수행적 측면에서의 실천 부분이다. 과잉생산, 과잉소비를 가능케 하는 원인은 인간의 소유욕, 소비욕에 있으며, 그것을 잘 다스리지 않는 한 시장자본주의의 문제는 인간이 스스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을 밝히고, 바람직한 대안을 여러 각도에서 논구해본다. 이어서 소욕지족을 위한 구체적인 수행법으로서 수행 공동체 운동을 제안하고, 기존 사례들을 모아 제시한다.

치의학 박사이면서 불교학으로 철학박사가 된 저자는 치의학 분야에서 현실 개선에 앞장서는 활동을 해왔다. 불교 현장에서는 대학생 시절부터 참여형 불자로서 적극적인 삶을 펼쳐온 가운데 최근에는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저자는 결론 부분에서 “불교경제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훌륭한 보살행자가 되어야 하는데, 그것은 곧 생활상에서 육바라밀을 부단히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자기만의 지족적인 삶을 영위할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가치 있는 삶이 가능하도록 사회제도와 체제를 개선시키는 일은 보살행자로서 당여히 추구해야 할 가치이다. 이러한 가치의 구현을 위해 육바라밀의 수행이 필요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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