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상진 어장의 음악적 특징 파악하는 것에 제일 목적 둬

Ⅰ. 머리말

 

양주 청련사(靑蓮寺)는 본래 왕십리에 위치해 있던 고찰(古刹)로, 안정사(安靜寺)라고도 한다. 1965년 유창렬(柳昌烈, 1898∼1968)이 “청암사(靑庵寺) 또는 경국사(慶国寺), 영도사(永度寺) 또는 개운사(開運寺)1)”라고 언급한 것으로 보아, 당시에는 사찰의 이칭(異稱)이 일반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후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산업화시대를 지나며 왕십리에서 양주의 현 위치로 사찰을 이전2)하였다.

근대 청련사의 재의식 연행은 여러 승려의 구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광복 이후 청련사의 전승내력을 조사한 선행연구3)도 존재하지만, 현 조계종 의례위원장인 인묵(속명: 이삼길, 1957~현재)의 유년 시절에 대한 인터뷰에서도 청련사를 찾아볼 수 있다.

일응 스님이 먼 길을 떠나면 대원암에 앉아 있다가도 조계사와 홍은동 백련사, 왕십리 안정사를 한 걸음에 달려갔다. 어려서부터 일응 스님 손을 잡고 가 보았던 그 도량에서도 소리가 울린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4)

위 내용은 서울 안암동에 위치한 대원암에서 아버지인 봉원사 범패승 일응(속명: 이재호, 1920~2003)과 함께 ‘소리’, 즉 범패가 연행되는 사찰을 왕래한 인묵의 회고담이다. 당시 인묵의 나이는 14세(1971년)로, 1960년대 후반 서교계(西郊系)인 봉원사와 동교계(東郊系)인 청련사(안정사)의 교류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자료로써 확인되는 재의식은 1995년 ‘예수재’가 최초의 기록이다. 50여 분의 영상자료를 통해 당시의 설단(設壇)과 승려 및 신도의 참여 규모, 범패의 연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지속적으로 전승되던 청련사 예수재가 현재의 구성원을 갖춘 것은 2010년 현 어장 상진(속명: 최기훈, 1956년~현재)이 청련사 범음범패보존회를 설립하면서 부터이다.

그렇다면 당시 교류했던 청련사와 봉원사의 재의식이 얼마나 같고 다른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자료로 남아있지 않은 재의식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현 어장 상진이 2003년부터 바깥채비 어장으로서 청련사 범패승에게 7~8년간 의례를 대물림하였다는 기록5)을 통해, 상진 이전의 청련사 예수재와 이후의 재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본 고에서는 현재 청련사에서 연행되는 범패를 확인하고 봉원사의 것과 비교해 보고자 한다.

봉원사의 경우 대부분의 자료가 영산재로 남아있지만, 본래 예수재를 비롯한 수륙재, 영산재, 상주권공재 등 다양한 불교 의식에는 별도의 범패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부처를 향한 <다게>와 영가를 향한 <다게>가 다를 뿐, 대상이 같은 범패성은 모든 상용‧비상용의식을 망라하고 동일하다. 때문에 영산재와 예수재의 상호 비교는 절차와 가사 분석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범패 선율의 비교 대상은 홑소리로 한정하고자 한다. 평염불의 경우, 출신 지역6) 또는 음반 등 사사(師事) 이외의 것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아 학습 계통 연구에 적합하지 않다. 또한 짓소리는 여러 명이 모여 제창하는 가창방식으로, 어느 승려가 특정 음을 내었는지 가려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안채비소리는 예수재에서 극히 일부만 연행되었기에 충분한 분석 분량이 확보되지 않았다. 따라서 가장 다양하게, 정확하게, 많은 악곡을 연행된 홑소리로 범패 선율을 비교해 보겠다.

분석 자료로는 비교적 최근에 연행된 2018년 생전예수재를 살펴보겠다. 2018년 예수재는 기록이 비교적 온전하고, 무형문화재 지정조사 등으로 재의 준비가 잘 갖추어져 연구자료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가까운 시기에 2번의 예수재가 개최되어 상호 보완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재 현장은 여러 개의 공간에서 여러 명의 연행자가 매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1대의 카메라로 촬영한 경우 이와 같은 보조 자료가 필수적이다.

먼저 의례 절차와 범패 및 작법무 등의 의식행위를 면밀히 살펴보고, 이를 타 사찰의 것과 비교해 보고자 한다. 다음으로 홑소리의 선율을 봉원사의 것과 비교하고 유사점과 차이점을 고찰해 보겠다. 이를 통해 청련사 예수재 홑소리의 연행 절차와 방식, 어장 상진의 음악적 특징을 파악하는 것에 그 목적을 둔다.

Ⅱ. 의례 절차와 범패

2018년 청련사에서는 두 차례의 생전예수재가 거행되었다. 첫째는 김영애 보살의 의뢰로 7월 22일에 입재하여 9월 8일에 회향한 독설판예수재이고, 둘째는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맞추어 8월 30일부터 10월 17일까지 치뤄진 정기·합동예수재이다. 9월 8일, 10월 17일 두 차례의 회향식 모두 상진을 어장으로 모시고 거진이 수석바라지를 맡았다. 그 외에 심곡과 벽산이 짓소리, 받는 소리[唱和], 평염불, <화청> 등을 보조하였고, 일심과 일효 두 비구니가 각각 <대령소>와 <복청게>를 불렀다. 작법무는 이 두 비구니를 포함하여 총 6명이 연행한다.

49재 형식의 두 재의 절차는 대동소이하지만, 매년 개최되는 중양절예수재가 상례적·통상적인 점에 가치를 두고 중양절 회향식을 주 연구대상으로 삼겠다. 다만, 자료영상의 끊김 또는 태평소 연주 등의 소음으로 인하여 판독이 불가능한 경우, 9월 8일 독설판예수재를 보조 자료로 활용하고자 한다.

2018년 청련사 중양절예수재의 큰 재차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국립민속국악원 학예연구사

【각주】
1) 성경린‧이혜구, 중요무형문화재지정자료(범패)(문교부, 1965), p.17.
2)윤소희, 「청련사 어산 상진 범음성 계보와 성음의 특징」, 2018년 청련사학술세미나 자료집, pp.156.
3)구미래, 「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의 의례주체와 설행양상」, 위의 책, pp.80~82.
4)채문기, 「조계종 의례위원장 인묵스님」, 법보신문 1269호(2014.11.12. 발행)
5)구미래, 위의 논문, 88쪽 13~15째줄.
6)양영진, 「한국불교 새벽예불의 음악적 특징」(한양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2)에는 경상남도 양산시 통도사에서 출가하여 통도사 강원을 졸업한 부전승이 <도량석>을 육자백이토리로 연행하는 사례를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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