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벌 2040

이행 지음

도서출판 해조음

11,000원

 

 

 

 

 

우리 민족은 고난의 역사 속에서도 단 한 번도 남의 땅을 노리지 않고 오로지 침략을 막아야 하는 애끓는 숙명을 안고 살아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한반도 너머 광활한 만주 벌판을 말달리며 호령했던 기상과 용맹함을 지녔던 민족이었다.

그런데 왜 우리 민족은 그 벌판을 다시 찾을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좁은 땅덩어리에서 아웅다웅 집안싸움을 하고 있을까. 이러한 의문을 40년 넘게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작가는 최근에 하나의 실마리를 얻게 되었다. 그것은 인간만을 위한 자연 파괴와 환경오염의 결과로 2040년에 해수면이 상승해 지구상 섬나라의 대부분이 물에 잠길 수도 있다는 상상(想像)이 떠오른 것이었다.

20년도 남지 않은 가까운 미래지만 작가는 한민족의 후예로서, 지금 중국의 동북공정과 일본의 역사 왜곡을 접하면서, 2040년에 우리의 잃어버린 고구려와 발해의 옛 영토인 간도와 연해주를 수복하는 소설을 쓰기로 마음먹는다.

작품은 전체 4부 구성으로 불교의 고유한 4대(지, 수, 화, 풍)의 변화로 풀어 나간다. 아울러 동아시아의 5개국인 중국, 대만, 남한, 북한, 일본의 차기 지도자들을 주인공으로 해 급변하는 정치와 자국의 현실을 그려나가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인 2040년에 남한과 북한이 협력해 과거의 소중한 영토였던 동북 3성과 연해주를 찾는 과정이 작가 특유의 상상력 발휘로 흥미롭게 전개된다.

이 소설은 인간만을 위했던 자연 파괴와 환경오염이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지고, 자국만을 위하는 힘과 패권의 논리로 벌인 역사 왜곡이 결국엔 부메랑이 되어 섬나라들이 물에 잠기는 인과법을 담고 있다. 전편에 흐르는 가장 중요한 주제 의식은 모든 차별과 대립을 해소하는 자리이타(自利利他) 정신이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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