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내용만 쏙쏙 뽑아 쉽고 대중적인 언어로 풀어내

불광출판사, 인문학 독자를 위한 ‘금강경’ ‘법화경’ ‘화엄경’ 출간

인문학 독자를 위한 불교 경전 시리즈 ‘금강경’, ‘법화경’, ‘화엄경’ (사진=불광출판사)
인문학 독자를 위한 불교 경전 시리즈 ‘금강경’, ‘법화경’, ‘화엄경’ (사진=불광출판사)

 

절에 오래 다닌 불자도 한자어가 가득한 불교경전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이 책 저 책을 읽고, 이 스님 저 스님의 법문을 들어도 의문은 풀리지 않고 알 듯 모를 듯 넘어가는 일이 다반사다. 그러다 보니 누군가에게 경전 읽기를 권하는 일은 더더욱 어렵기만 하다.

이런 이들을 위해 불광출판사에서 ‘인문학 독자를 위한 불교 경전’ 시리즈를 출간했다. 불교 경전의 핵심적인 내용만 쏙쏙 뽑아내 쉽고 대중적인 언어로 풀어내는 경전 소개서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고 가벼운 판형으로 《금강경》, 《법화경》, 《화엄경》 세 권을 우선 펴냈다. 불교 경전을 읽어 보고 싶었으나 어디서부터 시작하면 좋을지 몰랐던 입문 독자, 경전을 읽어 보긴 했는데 영 낯설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인문학 독자들에게 길잡이 도서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7월 4일 서울 종로 인사동에서 열린 책 출간 간담회에 참석한 김성옥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부교수, 하영수 금강대 불교인문학부 조교수, 박보람 충북대 철학과 부교수(왼쪽 부터).
7월 4일 서울 종로 인사동에서 열린 책 출간 간담회에 참석한 김성옥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부교수, 하영수 금강대 불교인문학부 조교수, 박보람 충북대 철학과 부교수(왼쪽 부터).

 

1권은 불자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경전이라 일컬어지는 《금강경》이다. 김성옥 동국대 다르마칼리지 부교수가 저자다.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불교 공부를 시작한 그 역시 경전을 읽으며 부딪힌 난관은 낯선 불교 용어였다. 그는 누군가가 지금 《금강경》을 읽고 싶은 마음을 일으켰다면 먼저 낯선 용어들에 겁먹지 말라고 다독인다. 그다음엔 “경전을 읽을 때 생략된 말들을 짐작하며 읽는 일이 필요하다”면서 “생략에서 살아남아 지금까지 전해진 말들, 그 말과 말 사이에 괄호 넣기를 잘해야 경전의 의미가 드러난다”고 설명한다. 그는 우리가 왜 《금강경》을 알아야 하는지, 《금강경》은 왜 만들어졌는지, 《금강경》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고, 《금강경》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교실에서 강의하듯이 차근차근 풀어낸다.

2권 《법화경》을 집필한 금강대 인문학부 하영수 조교수는 오래 전 경전을 읽고자 하는 지인에게 《법화경》을 추천했다. 그 지인은 “이 경전은 스스로가 위대하고 훌륭하다는 이야기만 반복하는 것 같고, 그 내용이 뭔지는 모르겠다”라는 아주 솔직한(?) 감상평이 돌아왔다. 이후 이 지인과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이 이해할 수 있는 책을 써보겠다는 바람을 갖게 됐다. 그는 “오래 전의 그 지인에게 ‘《법화경》은 한 마디로 붓다에 관한 이야기이자, 동시에 당신의 이야기이며, 그 말은 당신이 그토록 소중한 존재라는 뜻입니다’라는 말을 들려주고 싶다”면서 “이것이 이 책의 숨겨진 부제이며,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3권 《화엄경》의 저자는 공학을 전공하다 불교학으로 관심사를 돌린 박보람 충북대 철학과 부교수다. 그는 무엇을 얻고자, 무엇을 알고자, 무엇이 되고자 읽지 말고 《화엄경》이 그냥 우리의 삶이 되도록 읽을 것을 제안한다. 우리의 24시간 중에서 가능한 한 많은 시간을 《화엄경》을 읽고 되새기며 보내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얻지 않기 위해서, 알지 않기 위해서, 되지 않기 위해서 애쓰는 것은 결국 얻고자, 알고자, 되고자 하는 것의 다른 표현 일 뿐”이라고 일갈한다. 그는 이렇게 《화엄경》을 읽음으로써 우리 모두가 ‘지금, 여기’를 예로부터의 부처님 세계로 장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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