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퍽, 상식적’인 말이
‘퍽, 참신한’ 말로
들리는 이유
그 어느 때보다 공심과
애종심이 필요한 때
총무원장 혼자 힘만으로
종단 위상 확립 안 돼

 

지난 7월 12일 경기 양주 청련사에서 열린 한국불교태고종 제27·28대 총무원장 이·취임식에서 제28대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첫 일성으로 “태고종의 법통과 법맥을 전승하고 수호하며 본종의 정통성과 전통성의 위상과 가치를 굳건히 확립하여 종도 여러분들께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퍽, 상식적’인 말이었다. 그런데 ‘퍽, 상식적’인 그 말이 ‘퍽, 상식적’인 말로 들리지 않고 ‘퍽, 참신한’ 말로 들린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결론은 간단하다. 그동안 적통 정통 장자종단임을 자임하면서도 태고종은 적통 정통 장자종단으로서의 역할과 책무를 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 때문일까. 그날 이·취임식이 끝나자마자 중앙언론을 비롯한 교계지들은 태고종 재28대 총무원장 상진 스님 취임식을 보도하며 대부분 다음과 같은 헤드라인을 뽑았다. “상진 스님, 총무원장 취임…태고종 법통 수호·위상 확립할 것”, “태고종 신임 총무원장 상진 스님, 위상 학립해 자긍심 살릴 것”,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 공심으로 화합과 불교발전 이끌 것”, “상진 스님, 대승교화종단 이룩해 태고종 중흥”,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 취임, 미래 견인할 여정 시작” 등등이었다.

언론들이 뽑은 헤드라인의 행간을 깊이 들여다보면 그야말로 ‘퍽, 상식적’이었던 상진 스님의 첫 일성이 왜 ‘퍽, 참신한’ 말로 들렸는지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태고종단이 우리나라 불교의 적통 정통 전통 장자종단임에도 불구하고 해야 할 바를 제대로 잘못해오고 있었다는 반증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상진 스님의 취임사 곳곳에서 드러난다. 상진 스님은 취임사에서 첫째, “우리 종단은 창종 이래 수많은 고승 석학들께서 종단 중흥을 통한 전법도생의 대원력을 주석해오셨으나, 여러 가지 좋은 여건과 환경을 지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십분 활용하지 못해 원만한 발전이 지속되지 못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상진 스님은 이어 “이런 차제에 오늘 소납이 총무원장에 취임하게 됨을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한편, 중책에 대한 걱정으로 어깨가 무거울 따름”이라며 “그러나 모든 불보살님의 원력과 부촉에 따라 공명정대하게 총무원을 운영하겠다”고 천명했다. 상진 스님은 또 “인류 역사를 되돌아보면 한 나라나 종교, 혹은 종단이 당면한 역경과 시련을 극복하고 발전한 예가 있는가 하면, 그러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경우도 많다”면서 “발전적인 방향으로 전환적인 개혁을 요구하는 시절 인연에 따라 종도들의 여망에 어긋나지 않도록 애종심과 공심으로 종단의 중흥 발전과 총무원장 출사표 때 공약으로 내세웠던 종책들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종도들께 약속드린 불교문화유산의 확산을 위한 문화사업단 설치, 지방교구의 자율적 운영 확립, 교육사업의 확대, 승려복지의 현실화, 종단 재정의 확립 등에 관한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하여 새로 구성된 집행부의 노력과 역량을 다하여 반드시 결실을 이뤄내도록 최선을 다하는 한편, 불교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육성해서 (태고종을) 한국불교 최고의 불교문화 보유 종단으로 만들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총무원장 상진 스님의 공심과 애종심과 공약은 엄중하고 확실하다. 그런데 그 공심과 애종심과 공약이 어떻게 현실화 되고 태고종을 한국불교 최고의 불교문화를 보유한 적통 정통 전통 장자종단으로 그 명성을 이어나가느냐 하는 문제는 이제 종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지지와 성원과 적극적인 바라지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상진 스님은 종도들에게 간곡히 당부하고 있다. “이제 새롭게 출발하는 집행부에 대한 관심과 격려를 통해 명실상부하게 전법도생하는 대승교화종단의 본래 취지를 달성할 수 있도록 (종도 여러분께서) 종단 중흥과 발전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부디 대원을 함께 해주실 것을”.

불교 사자성어에 일사일지(一事一智)라는 말이 있다. 한 가지 일에서 한 가지 지혜를 터득한다는 뜻이다. 새 총무원장의 원력이 아무리 담대하더라도 종도 한 분 한 분의 일사일지의 지지와 성원과 헌신이 없이는 모든 말이 허언에 불과하다. 내가 먼저 일사일지의 공심으로 종단 발전과 중흥 및 위상 확립을 위한 디딤돌이 되기를 바란다.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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