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챗GPT는 세상을 놀라게 했다. PC초기시대 인터넷의 혁명은 스마트폰으로 지구 전체와 소통이 가능하게 하더니, 이제는 사람, 사물, 공간을 초연결하는 4차 산업혁명이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다. 예를 들면, 인공지능과 소수의 인력으로 운영되는 식물공장이 국가 단위로 필요한 식자재를 대량생산하여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게 될 것이고, 택배와 배달음식은 드론이 담당하며, 전 국토의 도로가 자율주행용 스마트 도로로 대체될 것이다. 가상현실을 넘나들고, 의료혁명과 수명증가는 누구나 예측가능 할 만큼 뻔 한 내일이다. 하지만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세상,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세상에서는 더 많은 사람들이 불안과 우울이라는 마음의 어려움도 겪게 될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안정된 정서다. 안정된 정서는 정신적 스트레스에서 스스로를 회복시키는 힘이다.

나는 이쯤에서 명상 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려고 한다. 명상 후 뇌파 측정을 하면 알파파가 증가하고, fMRI측정 결과 회색질, 백색질이 두꺼워졌다는 연구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명상이 정서적 안정과 뇌의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연구의 결과다. 안정상태의 뇌파는 8~13HZ의 리듬인 알파파이다. 이것을 인간의 배경리듬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눈을 감고 안정을 취한 후 뇌파를 측정하면 안정상태에서는 알파리듬이 충분하게 출현한다. 하지만 바쁘게 살고, 많은 생각으로 살면서 스트레스가 누적이 되면 인간고유의 리듬으로 회복시킬 수 있는 만큼의 알파파가 출현하지 않는다. 마치 고무줄을 계속 당기면 탄성력을 잃어 제자리로 돌아가지 못하는 것과 같다. 그 상태를 만성 스트레스 상태라고 한다. 뇌의 기능을 담당하는 영역이 각각 다르 듯, 집중상태에 따라 연결하는 네트워크 상태도 다르다. 그리고 뇌는 한번에 한 네트워크만 활성화 시킬 수 있다. 그러므로 걱정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이러한 뇌의 특성을 활용하면 명상을 하면서 긴장과 이완의 상태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먼저 집중하지 않을 때는 ‘습관의 뇌’의 네트워크 상태가 되어 과거와 미래가 머물게 된다. 따라서 집중하지 않을 때 마음의 방황 상태가 되는데 이 상태가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상태이다. 집중하고 있지 않을 때, 마음이 방황 할 때, 멍하게 딴 생각을 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영역에는 편도체가 있다. 편도체는 투쟁,도피 반응을 담당하는 부위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욱 활성화되는 영역이다. 다시말해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과하게 활성화 되면, 우울증, 불안증과 같은 정신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집중할 때 뇌의 네트워크는 ‘현재의 뇌’로 지금, 여기에 머물게 되는 상태가 된다. 이때의 상태를 ‘테스크 포지티브 네트워크’라고 한다. 즉, 현재에 머무는 뇌의 상태로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는 끄고 테스크 포지티브 네트워크를 활성화 하는 것은 걱정과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현재’ ‘여기’ ‘나’에 집중하고 알아차리는 명상은 뇌의 특성과 원리를 활용하는 두뇌훈련의 방법인 것이다.

오늘날 가장 탁월한 신경과학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느낌의 진화》에서 마음과 뇌가 몸에 영향을 주고 몸 역시 뇌와 마음에 영향을 주는 원래 하나인 실체라고 한다. 정서의 뇌인 마음과 느낌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화학적 신호가 발생하고 그에 따라 내부 장기의 상태가 변화되어 우리 마음의 흐름을 바꾸어 놓는데 이것을 ‘항상성’이라고 그는 말한다. 몸에 입장에서 정서는 호르몬의 작용일 뿐이고 호르몬을 분비시키는 것은 뇌의 활성화 구조이다. 명상으로 ‘현재’에 집중하는 것으로 구조나 사건을 지도화 할 수 있는 신경계가 있고, 느낌을 구성하는 생리적 사건들이 나타나서 정신적 경험을 제공한다.

명상으로 ‘현재’에 집중하여 ‘나’로부터 찾은 새로운 느낌은 생명을 연장시키고 목숨을 구하는 ‘항상성의 요구’에 부합할 것이고 그 요구가 충족되도록 도울 것이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신체,정서,의식은 하나의 유기체이다. 뻔하고 단순하지만 이것이 명상으로 뇌건강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뇌건강연구소 펼침 소장ㆍ정혜사 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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