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판화박물관, 5월 17일부터 2백여 종 불·보살 도상 전시

한선학 관장 “즉신성불하는 밀교의 세계 이해하는 자리”

밀교만다라 판화특별전 홍보포스터.
밀교만다라 판화특별전 홍보포스터.

 

올해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만다라 전시회가 열린다.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마련해 5월 17일 개막되는 ‘불교도상의 향연-동 아시아 밀교만다라 특별전’이 그것.

이번 전시에서는 불교 도상을 중요한 수행의 도구로 삼는 밀교의 특성을 살려 8월 31일까지 불, 보살과 명왕, 천신 등 판화로 만들어진 200여 종의 불교미술 도상을 소개한다.

밀교 미술에서 판화는 밀교가 발전했던 티벳과 일본의 작품들이 주류를 이룬다. 흑백판화와 채색판화로 제작된 일본의 대형 태장계만다라와 금강계만다라를 동시에 볼 수 있다. 티벳 자료로는 칼리차크라 만다라를 찍을 수 있는 판목을 비롯해 보현보살의 화신인 금강수보살 판목, 대위덕명왕 판목이 소개된다. 티벳 덕격인경원의 대위덕금강중신 판화 등 쌍신불 밀교 판화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당 승적비사문천왕, 일본1892년.
당 승적비사문천왕, 일본1892년.

 

삼국유사에도 등장하는 밀교 문두루법을 담은 중국 당시대의 그림을 일본에서 판화로 복각한 승적비사문천왕(勝敵毘沙門天王)판화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되는 것으로, 동아시아에서 사라져 버린 진호국가 기도법인 문두루법을 다시 재현할 수 있게 하는 좋은 자료다.

다섯 명왕이 오방으로 호위하는 문수보살상 작품은 중국 송, 원대 작품으로 추정된다. 비단에 목판으로 찍은 범어가 들어 있다. 특히 문수보살이 타고 있는 사자의 판각 솜씨 등 빼어난 작품성이 돋보인다.

티벳 칼리차크라 판화.
티벳 칼리차크라 판화.

 

북송시대에 제작된 공장명왕상은 일본의 국보로 지정돼 있다. 일본의 우수한 목판 인쇄술을 자랑하기 위해 제작된 작품으로 1904년 미국의 세인트루이스에서 열린 만국박람회에 출품돼 금패를 받기도 했다.

한국의 유물로는 고려시대 판각된 금강계, 태장계다라니와 유가심인도가 돋보인다. 밀교의식을 종합해서 보여주는 500여 년 전 조선에서 만들어진 《안심사 제진언집》(강원도 유형문화재 151호)과 《만연사판 중간진언집》(강원도 문화재자료 153호)이 전시돼 밀교의 세계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한선학 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고판화박물관 개관 20주년을 기념하는 두 번째 대규모 전시회로, 특히 그동안 수집된 고판화박물관 유물 6,000여 점 중 불교 회화사와 판화사에서 주목받는 ‘밀교’와 관련된 목판과 전적, 불화, 판화 등 200여 점을 선별했다”고 설명했다. 한 관장은 “이번 전시회는 현생에서 성불하는 즉신성불의 길인 밀교의 세계를 고판화를 통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자리로, 동양 문화를 심층적으로 연구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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