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6일 새벽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발생한 지진으로 수만 명의 인명과 각종 피해사례가 잇따르고 있는 것과 관련 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은 즉각 지진피해돕기를 위한 전용계좌룰 만들어 종도들의 적극 동참을 독려하고 나섰다. 그러자 포교원장 법경 스님이 1백만 원을 희사하는 등 제방의 종도들이 제각각 성금을 내며 튀르키예와 시리아가 하루빨리 지진피해로부터 벗어나길 기원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움을 던져주고 있는 것은 지진피해돕기 성금모금 창구가 종단 내에서도 여럿 개설되고 있다는 점이다. 중생들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이들의 구제를 위해 적극 노력하고 실천하는 것은 대승불교종단으로서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총무원과 달리 창구를 개설해 성금을 받는다면 자칫 종력의 낭비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우리 종단은 북한산 태고사 인수불사를 위해 단합된 힘을 보여줬다. 전국 제방 일선에서 스님들은 물론 재가불자들까지 저마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성금을 보탬으로써 태고사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튀르키예와 시리아 지진피해 성금도 마찬가지다. 총무원이 전용계좌를 개설한 만큼 창구를 단일화해 지진피해돕기 성금모금이 효과적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물론 국제구호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민간기구들의 활동을 막자는 취지는 아니다.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태고종단의 위상과 역할을 제대로 과시하려면 창구 단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야 보다 효율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종도들의 적극적인 동참과 의지가 필요할 때다.


간다라 문화유산 보존 협력에 기대 크다

문화재청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간다라 문화유산 연구센터를 열었다. 이는 문화유산의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를 위한 파키스탄 최초의 연구시설로 대한민국과 파키스탄의 수교 40주년을 기념하는 조치의 일환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2021년부터 문화유산 국제개발협력사업인 ‘간다라 문화육성과 관광자원 개발정책 지원사업’을 펼쳐왔다. 파키스탄 측은 개소식 행사에 문화부 장관 등 문화유산 관련 고위 공직자들이 대거 참석해 이 연구센터에 거는 그들의 기대감을 드러냈다.

고대 간다라 왕국은 오늘날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북서부를 포함한 지역으로, 동서양을 잇는 중요한 교통요충지인 실크로드였다. 다양한 문명과 문화, 민족, 종교, 언어가 공존했던 곳으로 불상과 불탑은 동서양 문화 문명이 융합돼 만들어낸 결정체였다. 간다라 문화 연구에서 한국불교가 특히 주목해야 할 인물은 이 지역 출신의 마라난타 스님이다. 브라만 계급의 아들이었던 그는 부처님 제자의 길을 걸었고, 이후 백제 침류왕의 간곡한 초청으로 백제에 최초로 불교를 전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불교만이 아니라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화려하게 꽃핀 간다라 문화 문명도 함께 백제에 전한 것이다. 또한 신라 혜초 스님의 저술 《왕오천축국전》의 주요 무대가 지금의 간다라 지역이었다는 점도 간다라 문화유산 연구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이번의 연구센터 개원은 동아시아 불교에 많은 영향을 미친 간다라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대한민국이 국제적 지원을 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매우 크다. 파키스탄의 문화유산 보존관리 전문 인력양성, 간다라 문화유산 디지털 자료(데이터) 구축 등에도 지속적으로 힘써 간다라 문화유산 보존과 양국의 문화유산 협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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