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보이스 피싱’ 등에 의해 사기를 당하는 일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골 노인들로부터 심지어는 젊은 학생들까지 ‘보이스 피싱’에 속아 넘어가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매스미디어 시대에서 허위․과대광고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례도 즐비하다고 한다. 한국소비자보호원 등에 피해를 호소하는 인구가 한 해 수 만 명에 이른다는 게 정부 발표다.

진실을 보지 못하면 눈이 어두워지게 마련이다. 진심과 진실을 보지 못하면 ‘가짜’에 현혹된다. 《대지도론》 13권에 이러한 말씀이 있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먼저 자신을 속인 연후에 다른 사람을 속인다. 진실을 거짓이라 하고 거짓을 진실이라 하여, 거짓과 진실이 전도되어 선법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병을 엎으면 물이 들어갈 수 없는 것과 같다.”

진실을 살피지 못하는 사람은 어리석기 때문이다. 어리석음은 마장이 깊다. 마장이 깊으므로 제대로 볼 수 있는 안목을 얻지 못한다.

그렇지만 ‘진짜’는 ‘진짜’를 알아본다. ‘진짜’란 모든 헛된 마음을 버리고 보리심을 추구하는 대승심을 갖출 때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보살심에는 ‘가짜’가 없다. 세상이 아름다우려면 허상과 거짓이 없어야 한다. 만일 허상과 거짓이 대우받고 그릇됨이 용인된다면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어 내기란 불가능하다.

따라서 불자들이 진실을 드러내는 대승행을 보여줘야 한다. 진실이 대우받고 진짜가 존중받는 그런 사회를 위해 힘써야 한다는 얘기다.

부처님이 바르게 보고 바르게 행동하며 바른 생각을 갖도록 말씀하신 8정도도 사실 정토의 세계가 ‘바름’에서 기초한다는 것을 가르치신 것이라 생각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가짜’는 ‘진짜’ 흉내는 낼 수 있지만 ‘진짜’가 될 수는 없다. 우리가 ‘진짜’와 ‘가짜’를 구별해 내려면 마음의 욕심을 없애야 한다. 욕심을 지우지 못할 때 속임수에 딱 걸려든다.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조선조 철종대 시인 정수동은 양반을 속이는데 귀재였다. 정수동은 양반들에게 야생 물오리를 비싼 값에 속여 팔았으며 길을 고친다고 관급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백성들 재산 수탈하며 영달하는 데만 재간이 있는 양반들의 욕심을 이용한 희롱이었다.

‘가짜’에게 농락당한 사람을 동정하지 않는 것이 또한 세상인심이다.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유지하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어린 아이처럼 순진한 눈으로 바라보면 ‘가짜’가 다가설 수 없다. 최근 보이스피싱 사례를 보며 떠올리는 단상이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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