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사 주지 공모
종단 위상 확립 등
해야 할 일 산적

“종도 모두 공심 가지고
헌신할 때 종단 발전 및
국민 행복 드높일 수 있어”

 

계묘년 벽두, 겨울이 겨울을 껴입고 있다. 그 겨울 위에서 눈을 감고 생각해본다. 계묘년 올 한해, 우리 한국불교태고종단은 무슨 옷을 껴입고 또 한해를 나야 할까? 벽두에 이런 생각을 해보는 것은, 비단 필자 혼자만이 아니리라.

이를 증명하듯,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신년사를 통해 “‘삶’보다 더 위대하고 존엄한 가치는 없다”고 단호히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 “그렇게 중요한 ‘삶’이기에 우리는 그 ‘삶’을 함부로 소비하며 내키는 대로 살 순 없다”며 “부처님이 부처님으로 오신 것도 그 ‘삶’의 가치와 목적을 우리에게 기꺼이 일러주기 위해서”라고 강조하고 있다. 호명 스님은 특히 “올해는 검은 토끼해로 지혜를 상징하는 해”라며, “그 지혜는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 다 들어 있으므로 상생하는 마음으로 부처님 공부 열심히 하고, 그것을 행(行)으로 옮기는 것이 지혜의 길이고 행복의 길인만큼, 우리 태고종단과 종도들도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 정신으로 국민들의 행복과 평화를 위해 더 일층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중앙종회의장 법담 스님도 “화합 상생의 한해를 열자”며 “중생계의 어려움은 예나 지금이나 그치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자연재해가 아닌 인류의 잘못된 선택과 행위로 인한 발생은 얼마든지 막거나 피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반성과 바로잡음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부처님은 으뜸 덕목으로 화합을 제시했다”며 “우리 태고종단과 종도들이 먼저 그 가르침을 더욱 충실히 이행하고 실천함으로써 중생들을 위한 나침반이 되자”고 강조했다.

호법원장 혜일 스님 역시 “우리 태고종단은 역동적 종단이자 대승교화적 종단”이라면서 “단순한 기대감만으로 종단의 미래를 낙관하기 어려운 만큼 종도 모두가 힘을 함께 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혜일 스님은 이와 함께 “호법원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부종수교의 노력을 쉬지 않겠다”며 “종단의 대내외적 위상정립과 내부적인 기강확립 및 위상제고에 각별한 관심을 갖겠다”고 밝혔다.

중앙3원장의 이 같은 다짐과 각오는 종도들의 마음가짐을 더욱 새롭고 단단하게 만든다. 그 첫 번째 시험대는 지난 연말 인수불사를 끝낸 북한산 태고사의 주지 공모가 될 터이다. 태고사는 본종 종조인 태고 보우 국사의 부도와 탑비가 모셔져 있는 우리 종단 최고의 상징 사찰이다. 이처럼 중요한 태고사 주지를 어떻게 정하고, 누구를 뽑아야 할지는 우리 종도 모두의 책무이자 의무다. 총무원장 호명 스님의 생각은 태고사 주지를 공모로 한다는데 확고한 의지와 원칙을 가지고 있다. 옳은 방향이다. 태고사 주지직을 수행하고자 하는 종도는 종도로서의 사명감이 누구보다 투철해야 하고, 종단을 위해 헌신할 수 있으며, 포교능력과 행정능력도 어느 정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특히 종단 차원에서 태고사 성역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를 충분히 수행할 마음과 자세와 책임감과 공심이 있는 종도가 태고사 주지로 임명되어야 한다.

태고종의 앞날은 그 어느 때보다 밝다. 제27대 총무원장 호명 스님 집행부에서 인고의 노력 끝에 바탕을 다져 놓았기 때문이다. 눈 위에 아무리 눈이 내려도 눈은 눈이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말이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가 아닐까 한다. 맞다. “모든 것은 오직 마음이 지어낸다”.

일수사견(一水四見)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나의 물이지만 천인(天人)에겐 보석으로 장엄한 대지로 보이고, 인간에겐 물로 보이고, 물고기에겐 집으로 보이고, 아귀에게는 고름이 흐르는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행·불행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다. 그 누구도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없고 불행하게 할 수도 없다. 올 한해는 우리 종도 모두가 천인처럼 살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공심으로 살 때 우리 국민과 불자들의 행복은 물론, 우리 종단의 위상 또한 절로 높아지고, 적통 장자종단으로서의 정통과 전통도 더욱 드높아질 것이다.

-본지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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