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인권위원회 11월 20일 시상식

제28회 불교인권상 수상자로 ‘선감학원’ 국가폭력사건 진상규명 활동가인 일본인 이하라 히로미츠(井原 宏光·88) 씨가 선정됐다.

제28회 불교인권상 수상자 이하라 히로미츠(井原 宏光·88) 씨.
제28회 불교인권상 수상자 이하라 히로미츠(井原 宏光·88) 씨.

 

불교인권위원회(공동대표 진관 스님) 불교인권상 심사위원회(위원장 명안 스님)는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직접적 당사자는 아니지만 식민지 가해국의 일원으로서 과거를 증언하며 인류애의 숭고한 정신으로 인권유린과 국가폭력을 고발하였고, 매년 한국을 방문해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는 보살행을 높이 받들어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선감학원’은 일제강점기 말인 1942년 식민억압정책의 하나로 빈민과 부랑아를 격리 수용하여 가난을 감추고자 서해의 외딴섬 선감도(현재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에 세운 소년강제노동수용소를 말한다.

‘선감학원’은 국가폭력과 인권유린 현장이었다. 납치에 가까운 입소 과정을 거쳐 수용된 소년들은 생활 중 가혹행위와 각종 노역에 시달렸고, 구타와 영양실조는 물론 탈출을 감행하다가 많은 인원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방 이후에는 경기도가 관리를 맡아 1982년 폐쇄될 때까지 경기도 소속 공무원들에 의해 일제강점기 때의 방식을 그대로 이어받아 운영되었다.

2022년 10월 20일 진실화해위원회는 ‘선감학원’의 가혹행위를 ‘국가인권침해사건’으로 규정하고 140명 이상이 암매장되었다는 증언에 근거하여 시범 발굴 5일 만에 5구의 유해를 찾아내었다.

제28회 불교인권상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인 ‘이하라 히로미츠’(井原 宏光) 씨는 1943년 소학교 2학년 때부터 아버지가 부원장으로 일했던 ‘선감학원’에서 학대당하며 죽어가는 조선 소년들을 목격했다. 1945년 일본으로 돌아간 그는 동네 아이들부터 이유 없는 따돌림(이지메)을 당하면서 ‘선감학원’ 어린아이들의 아픔을 마음속 깊이 깨달았고 어른이 되면 글을 써서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1980년 선감도를 방문해 현재까지 일제강점기와 똑같은 목적과 방식으로 ‘선감학원’이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문제를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 이에 자신이 목격한 ‘선감학원’에서의 인권유린을 고발하는 자전적 소설 《아! 선감도》를 1991년 발간하고 일본 전역에서 강연을 통한 증언 활동을 펼쳐왔다.

그는 1996년 억울하게 죽어간 ‘선감학원’ 수용생을 위한 위령제를 주민들과 함께 최초로 선감묘지에서 지냈다. 이때를 전후해 묘소에 ‘선감학원희생자위령비’를 건립하기 위해 50여 차례 한국을 방문했으나 안산시의 거절로 어려움을 겪었다.

2010년부터 피해생존자들과 안산시민들과 함께 진상규명운동을 시작한 그는 2014년 시민, 작가들의 물자기부, 재능기부를 통해 선감학원 터에 위령비를 세웠고 이어 한국당국의 비협조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진상규명을 위해 활동해오고 있다.

시상식은 불교인권위원회창립 32주년 기념일인 11월 20일에 있으며, 장소는 추후에 발표할 예정이다. 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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