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태고사 종단인수를 위한 모연불사가 연내 성취를 목전에 두고 막바지 성금동참이 이어지고 있다. 태고사 종단인수는 종도들 사이 큰 반향과 호응을 얻고 있다는 점이 모연불사를 통해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종도들의 적극적인 동참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가난한 절에서도 경제적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성금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말해준다. 특히 북미유럽교구에서도 3백만 원의 성금을 만들어 교구장 종매 스님이 직접 한국에 들어와 총무원장 호명 스님을 예방하고 전달했다.

종도들의 이러한 적극적인 호응과 동참 덕분에 태고사 종단 인수를 위한 목표액에 어느 정도 다가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태고사의 종단인수는 종도들의 오랜 숙원이자 종단의 과제다. 세계경제가 크게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사찰경제 역시 좋을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도들이 너도 나도 앞장 서 성금행렬에 동참해 주고 있는 모습은 정말 박수 받아 마땅하다. 어쩌면 이러한 동력이 태고종의 앞날을 환히 밝혀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태고사의 종단인수가 원만히 이루어진다면 이것이 기반이 돼 종지종풍의 선양과 태고종단의 미래를 견인하는 종도들의 단합과 화해를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성금 모금에 있어서 강제성이 없이 자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은 종도들이 잘 알고 있다. 여기에서 종단을 사랑하는 종도들의 저력을 읽을 수 있다. 이제 성금모금 시점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성금은 인수로만 그쳐선 안 된다. 향후 사찰운영에도 투입돼야 할 자금이다. 보다 많은 지원과 동참이 필요한 이유다.
 

학술세미나 토론 내용 실천에 나설 때

10월 24일 열린 한국불교태고종 제4차 학술세미나는 ‘열린 마음으로 청취하는 태고종의 미래’라는 대주제가 말해주듯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이 가득한, 매우 의미 있는 행사였다. 태고종은 이에 앞서 세 차례 학술세미나를 진행해왔다. 1, 2차 세미나는 사상과 전통, 가사와 의식전통 분야에서 한국불교태고종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자리였다. ‘태고종의 미래 지향성 모색’이라는 대주제로 열린 3차 세미나에서는 태고종의 사회복지 문제 및 승려의 결혼문제, 일본불교의 승려 결혼에 관한 계율적 이해 등을 조명했다.

이번 세미나는 앞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보다 현실적인 문제를 드러내 대안을 모색하고자하는 취지하에 기획됐다. ‘먼 훗날, 태고종 어떻게 기억되도록 노력해야 할까?’라는 제목의 발표자는 태고종의 문제 또는 개선점을 11가지로 나눠 조목조목 설명했다. ‘계단 정비 검토’, ‘홍가사·승복·모자 등 정비 필요’, ‘교임·전법사 제도 보완’, ‘재가불자 수행복·신행복 제정’, ‘유발승 제도 정비’, ‘경내 살림집 두지 않기’, ‘범패승이 종단 대표하는 관행 고치기’ 등 이 그것이다. 일부 적확하지 않은 부분이 있긴 하지만 종단 안팤에서 회자돼왔던 내용이니 만큼 경청해야 마땅하다.

종단은 이번 세미나에서 거론 된 사항을 적극 수용해 미래로 가는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 특히 계율과 의제 관련 내용이 많은 만큼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제도적 차원에서의 연구원 설립이 필요하다. 또한 ‘태고종 종헌과 교육제도에 따른 소의경전 수지독송’ 제목의 발표에서 나온 종전편찬 방안도 수용 여부를 조속히 결정해 실행에 나서야 한다. 종도들에게 ‘마땅히 의지할 곳’(所依)을 제공하는 일은 종단의 최우선 과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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