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태고종이 주최 주관하는 행사가 10월을 맞아 연이어 열린다. 일정 순서대로 나열하면 10월 6일부터 9일까지 한국불교역사문화사진전이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1층 대강당과 법륜사 종각을 무대로 개최된다. 10월 16일엔 태고보우국사 다례재가 오전 9시 북한산 태고사 경내 및 부도전에서 봉행된다. 10월 20일엔 제11회 태고문화축제가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 한울광장에서 진행된다. 이어 10월 24일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태고보우국사 학술세미나가 한국불교전통문화전승관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이들 행사는 모두 종단이 주최하고 주관한다. 그런 만큼 대외적 이미지와 위상과도 직결된다. 행사의 격은 참석자 수와 무관치 않다. 참석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행사 위상과 품격은 높아지게 마련이다. 아무리 훌륭한 취지와 목적으로 개최되는 행사라 할지라도 참석자가 적으면 그 취지와 목적은 무색해진다.

무엇보다 이번 10월에 열리는 행사는 종조 태고보우국사를 기리는 데 일차적 목적이 있다. 우리 종도들이 누구보다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해야 하는 이유다. 종조의 업적을 기리고 유지를 받드는 행위는 종도들의 의무다. 이것이 외면당하면 종단의 존재성 또한 엷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불교역사문화사진전, 태고보우국사 다례재, 태고문화축제, 태고보우국사 학술세미나 어느 하나 허술하게 치러져선 안 된다. 종조의 업적을 기리고 그 정신을 높이 선양하기 위해선 이러한 행사를 통해 국민과 소통하고 교감해야 한다. 그 선결적 과제는 종도들의 적극적인 동참에 있다. 종단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도록 적극 동참했으면 한다.
 

불교사 왜곡과 종교편향, 제대로 대응해야

서울시의 조선불교사 왜곡이 불교계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최근 개장한 광화문광장의 역사물길 연표석 기록내용이다. 서울시는 1565년(명종20년)과 관련해 ‘문정왕후 사망, 보우 처벌, 윤원형 추방’으로 표기했다. 이는 보우대사가 나라를 어지럽힌 요승으로 문정왕후가 ‘사망’한 뒤 윤원형 추방과 함께 합당하게 ‘처벌’받은 인물이라는 인상을 준다.

보우대사는 조선불교 중흥조로 일컬어지는 큰 인물이다. 1550년(명종5년) 문정왕후는 선교 양종을 부활해 보우대사에게 선종수사찰인 봉은사 주지 및 선종판사를 맡겼다. 보우대사는 온갖 음해와 난관을 겪으면서 선종과 교종을 부활시켜 합법적인 승려배출에 힘썼다. 호국불교의 대표적 고승인 휴정대사와 사명대사도 이러한 승과를 통해 배출됐음은 물론이다. 숭유억불의 시대에 보우대사의 활동은 유생들에겐 눈엣가시였다. 문정왕후 서거 후 모함을 받아 제주도로 귀양간 뒤 제주 목사에게 타살되는 순교의 길을 걸어야 했다. 서울시는 가톨릭 김대건 신부는 ‘순교’라고 명기하면서 보우대사는 ‘처벌’로 표기했으니 왜곡의 정도가 선을 넘었음이 명백하다. 이외에도 연표석에 조선의 기독교 역사는 일일이 기록하면서 외적에 맞서 목숨을 걸고 나라를 지킨 스님에 관한 기록은 철저히 배재함으로써 서울시는 역사 왜곡을 넘어 종교편향까지 드러내는 우를 범했다.

불교계의 이같은 지적에 서울시장이 사과하고 바로잡겠다고 했지만 그렇다고 몇몇 항목을 고치는 수준으로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된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왜곡과 편향의 실체를 드러내 그 뿌리를 뽑아야 한다. ‘서소문 역사공원 성지화’ 등 짚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이런 일을 지속적으로 책임 있게 진행할 범불교적인 상설기구의 설립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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