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9-12-11 15:40 (수)
   |   
불기 2563(2019)년 12월 14일 토요일
<사설>사회적 고통 치유와 나눔에 앞장서야
<사설>사회적 고통 치유와 나눔에 앞장서야
  • 한국불교신문
  • 승인 2014.05.02 13: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4월 16일 진도 해역에서 침몰한 ‘세월호’재난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면서 많은 국민들이 비통한 마음과 함께 울분을 참지 못하고 분노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세계 10위권을 넘나드는 GNP 수준에 걸맞지 않는 정부의 무능한 대응에서부터 인명 경시, 안전불감증 등 대한민국 사회의 치부가 여과없이 쏟아져 나온 데서 오는 허탈감이 놀란 가슴을 진정시킬 여유도 없이 밀려왔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참사를 전형적인 후진국 형 인재라고 하면서 “경주에서 젊은 학생들이 10명이나 숨진 사고 후 두 달 만에 벌어졌다. 한국정부는 대형사고로부터 교훈을 전혀 얻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후진국에서 일어날 만한 참사가 ‘IT·자동차 강국’인 한국에서만 반복되고 있다면서 외국의 언론들은 일제히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는 바람에 우리나라의‘국격’또한 세월호와 더불어 침몰하고 있는 것이나 아닌지 우려스럽다.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우리 자신들의 모습을 깊이 참회하면서 언제라도 소를 다시 기르기 위해서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 불교계 각 종단과 사찰에서는 안타까움과 비통함을 토로하며, 실종자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기도를 매일 봉행하고 있다. 사고 다음날부터 사고해역과 인접한 팽목항에 봉사대를 파견해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사고 수습을 지원하는 봉사활동과 모금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 종단에서도 4월 18일 총무원장스님이 (사)나누우리 회원들과 함께 직접 진도로 가서 현장을 둘러보고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였다.

총무원은 19일부터 팽목항 근처에 이동식 천막 법당을 마련하고, 전국 교구 종무원과 사찰에서 온 스님들이 교대로 희생자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철야기도를 하고 있다.

이번 사건뿐만 아니라 국내외에서 각종 재난이 일어났을 때 불교계도 발빠르게 긴급구호 활동을 벌이고 사회 고통을 나누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일이야말로 부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제대로 구현하는 자비행이고 종교인 본연의 자세일 것이다.

특히 우리종단은 그동안 사회복지활동에 소극적인 면이 있었지만 필리핀 태풍피해 돕기나 강원도 폭설 때 직접 현지에 가서 구호 물품을 전달하고 위로하는 등 이제는 적극적으로 사회구호활동에 나서고 있어 대승교화종단으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민간 종교계의 복지와 봉사활동이 우리사회에 더욱 필요한 이유는 아직 우리 사회가 복지국가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간복지가 일차적으로 정부 복지프로그램을 보완하는 의미도 있지만 정부가 할 수 없는 영역에서 더욱 효과적일 경우가 많이 있다. 민간복지와 봉사는 복지자원의 투여에 있어서 법령이나 규정, 그리고 예산의 지출에 대한 의사결정이 정부보다 즉각적이고 융통성이 있어서 특히 긴급활동에 있어서 유리하다.

아울러 복지서비스의 질에 있어서도 정부의 경직된 시혜보다 더 ‘충분성’이 담보될 수 있으며, 특히 우리 사회에서 구조적으로 소외된 소수의 복지대상자를 잘 찾아내어 케어할 수 있는 특성이 있다. 이러한 특성을 잘 살리는 민간복지와 봉사를 위해서는 평시에 잘 조직돼 있어야 하며, 긴급구호의 경우는 의료나 구조 등 기능을 가진 단체와 잘 연계되어 빠르게 현장으로 파견될 수 있어야 한다. 활동에 소요되는 예산은 평소에 기금으로 적립되어 있어야 효과적 활동으로 전개됨은 물론이다.

사회의 고통을 치유하는 복지·봉사 활동에 매진할 때 대승교화종단인 태고종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며 국민적인 신망을 받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