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노인인구 가구가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가고 있다. 필자가 사는 곳 역시 시골이다 보니, 한집 걸러 노인들이 사신다. 30가구 중 26개 가구가 노인들만 살고 계신다. 자식들은 대부분 도시에 나가 산다. 반대로 노인들은 대부분 낮에 논밭에 나가 일을 하신다.

노인이란 나이가 많은 사람을 지칭한다. 하지만 개념을 정확히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노인에 대한 정의는 노인들이 처해 있는 사회문화적 상황과 개인적 상황 등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국제노년학회에서는 “인간의 노령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심리적, 환경적 변화 및 행동의 변화가 상호작용하는 복합형태의 과정에 있는 사람”을 노인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 정의에 따른 노인의 개념은 노인에 대해 공식적으로 규정한 시초가 되긴 했다. 하지만, 노인에 대한 개념이 사회적 역할과 생물학적 쇠퇴에만 국한된 검증이라는 한계가 드러났다. 이에 따라 노인에 대한 개념은 점차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노화 개념을 포함한 보다 더 구체화된 형태로 발전되었다.

현재 학자들 사이에 가장 널리 쓰이는 노인의 정의는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노화 개념을 포함한 생리적, 생물학적인 면에서 퇴화기에 있는 사람, 심리적인 면에서 정신기능과 성격이 변화되고 있는 사람, 사회적인 면에서 지위와 역할이 상실된 사람 등이다. 더 나아가 의학 발달과 노인 인구 증가 및 건강상태 증진, 노인의 사회적 참여 확대 등에 따라 노인에 대한 개념은 점차 결손과 감퇴 측면까지 긍정적으로 포괄하는 개념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다시 말해 개인의 자각에 따라 노인 스스로 주관적인 판단으로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까지 노인으로 규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노화의 생물학적, 사회적, 심리적 측면까지 어는 정도 내포하곤 있다. 하지만 개인의 주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정의될 수 있다. 때문에 이는 객관성이 크게 결여돼 보완적으로 사용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 개념 또한 실제 생활 현장과 결부된 것으로 노인 연구에 새로운 의미를 제공한다고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상실한 상태에 있는 사람을 노인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회적 직업 활동에서 퇴직하거나 가정에서 주부의 지위와 역할을 이양한 상태에 있는 사람을 말한다. 하지만 이는 노인을 사회적 역할 면에서 만 본 것이며,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분명하지 않거나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지 않는 상태에 있는 사람(특히 여성)에게는 적용하기 힘든 정의다. 우리나라에서는 60세, 늦어도 65세에 정년퇴직하는 경우가 아직도 가장 많고 그 이후에는 거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주어지지 않는 상태이므로 사실상 65세 이후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적인 노인이 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회적 역할 상실로 판단한 노인의 개념은 퇴직 연령에 따라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연령 이상의 사람을 노인이라고 정하기 또한 어렵다.

이밖에도 노인에 대한 정의와 개념은 초고속 노령화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많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문제는 노인인구가 많아질수록 그에 따른 사회문제도 심각하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데 있다. 특히 노인에 대한 편견은 사회적 편견과 개인적 편견이 함께 작용하면서 노인 스스로가 자신을 희망 없는 존재로 여기도록 만들고 있다. 이러한 희망 없는 현실, 무가치한 삶, 내일에 대한 기대가 없는 삶을 살고 있는 노인들에게는 우울증이나 심한 자책감, 무가치감 등이 지배적일 수밖에 없다. 노인심리 상담이 필요한 이유는 그 때문이다.

우리 불교계도 이젠 노인들의 정서함양과 병고로 신음하는 노인들에게 삶의 질을 높이고 더 큰 힘과 행복감으로 노년을 향유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그것은 자비와 헌신으로 대표되는 불교의 덕목이기도 하다. 실제로 많은 불교 관련 대학이나 상담심리 분야에서 승려들이 노인문제 공부를 하고, 실제로 포교 현장에서 그것을 실천하고 있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그 수준이 미미하다. 많은 불교인들이 노인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포교현장에 임했으면 한다.

-진안 광명사 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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