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4일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지역에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이 산불은 13일까지 산림 2만여 헥타를 태우고 213시간 43분 만에 진화됐다. 산림청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86년 이후 ‘가장 오래 지속된 산불’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기후학자들은 이번 산불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의 변화가 초래한 재앙으로 인식한다. 나아가 이런 산불이 지속적으로 더욱 빈번히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지구온난화란 단순히 지구의 기온이 조금씩 높아지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상 이변이 속출하는 것을 종합적으로 포괄하는 개념이다. 지구온난화의 주범은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 인간이 배출하는 각종 오염물질이다. 이것들이 바다온도 상승을 부추기고 그로 인해 슈퍼태풍, 홍수와 가뭄 등 기상 이면이 일어난다. 지구의 평균온도는 산업화 이전 18세기 대비 약 1도 상승했다. 현재 속도로 지구의 온도가 상승한다면 2030~2050년 사이에 지구의 평균온도는 1.5도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계적으로 이를 막기 위한 정책을 진행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춰 탄소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2021년 5월에는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선언식을 진행했다.

탄소중립이란 사업장, 지자체 및 나라별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같게 하여 총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이 탄소중립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약간 불편하게 살면서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이다. 운송수단의 연료를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바꾸고, 나아가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타는 것, 일회용품을 자제하고 한 물건을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 등의 생활패턴 변화가 필요하다. 아나바다 운동이나 빈 방에 불끄기, 양치컵 사용하기 등 절약을 위해 진행했던 캠페인도 탄소배출을 저감하는 우리의 소박한 노력이었다.

7월 5일 (사)생명존중환경포럼이 주최한 ‘지구기후위기 극복과 생명존중을 위한 세미나’에서 문법 스님은 “불교의 세계관에서 인간은 윤회하는 여섯 갈래의 존재 중 한 부류일 뿐 세계의 유일한 지배계급이거나 만물의 영장이라고 볼 수 없다”며 환경문제를 대할 때 첫 째로 인간 위주의 오만과 독선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정희 시민운동가는 “가장 강력한 인적, 물적, 재정적 토대를 유지하고 있는 종교계의 참여는 운동 승패의 바로미터”라고 말했다. 지금이야말로 개인과 몇몇 단체를 넘어 종단 차원의 운동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월간불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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