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련사 예수재’
경기도 무형문화재 인정돼
예수재론 태고종단 처음
종단 차원의 경사로
종단 위상 높여
앞으로 더 많은 불교문화
유ㆍ무형문화재 되길

 

 ‘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보존회’(이사장 상진 스님, 청련사 주지)가 6월 16일 경기도 무형문화재로 지정(5월 20일자)됐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한국불교태고종으로서는 '예수재'가 처음으로 시ㆍ도 단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것이어서 종단 차원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이는 또한 1700년 한국불교를 관통하며 전통과 정통과 적통을 이어오는 장자종단으로서 불교문화 보존ㆍ전승에 심혈을 기울여온 태고종단의 쾌거이기도 하다.

 사실 청련사는 조선 초기 동청련 서백련의 양 열반계 사찰로 지정돼 도성의 비보사찰이자 왕생발원사찰로서 왕실과 국태민안을 위한 다양한 재회를 보존ㆍ전승해왔다. 이에 청련사는 1960년대 중반부터 사중 스님들이 직접 범패와 작법, 장엄을 맡아 예수시왕생칠재를 불자들과 함께 꾸준히 봉행해왔다. 그러던 중, 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의 전통과 특성을 보다 체계적으로 보존ㆍ전승하고자 2010년 보존회를 발족한 뒤, 경기도 무형문화재 등재를 위해 예수재 시연을 꾸준히 봉행하며 몇 차례에 걸쳐 경기도 문화재전문위원들로부터 심사를 받아왔다. 그 결과 이번에 경기도로부터 <경기도 무형문화재 보유단체>로 공식 인정을 받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 10월 14일 9ㆍ9을 맞아 청련사 경내 특설도량에서 시연한 예수재를 참관, 심사를 벌인 경기도 문화재전문위원들은 "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는 경산제 동교계의 맥을 잇는 범패전통과 함께 어장 상진 스님의 염불율조가 재와 어우러져 종교적 감흥을 더욱 높히는 것은 물론, 그에 따른 예술적ㆍ학문적 가치 또한 매우 높다”고 평했다. 전문위원들은 또 "예수재를 설행할 때 각 법당 상단에 굽다리 그릇이 아닌 소반에 한지를 덮어 각상으로 차리고, 시주를 부각시키는 시주번을 중시하며, 문서로 작성하는 요소가 활성화 돼 경산(京山)이라는 동일문화권에 속하는 서울ㆍ경기 지역 왕실과 양반층 의례의 특성을 보이는 등 향토성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예수재는 '다음생에 받을 과보를 살아 생전 미리 재를 지냄으로서 그 업을 소멸시키는 의식으로서 일명 생재'라 한다. 예수재는 특히 조선시대부터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과 민속풍속으로 정착됐으며, 이번에 경기도 무형문화제로 인정된 청련사 예수제는 서울ㆍ경기 지역의 대표적인 윤달 풍속이었다.

 청련사 예수재가 갖는 또다른 큰 특징은 설행시 '고깔을 쓰고 양손에 연꽃을 든 채 오색 띠를 두른 흰 장삼을 입고 추는 착복무'와 '바라를 들고 추는 바라무', '북을 두드리며 추는 법고무' 등 세 가지 작법무로서 종교적 환희심을 드높히는 등 매우 높은 예술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보존회'는 이같은 청련사 고유의 예수재를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국내 시연은 물론 '대한민국ㆍ스리랑카 불교문화교류' 공연 연출ㆍ출연(2014) 및 미국 LA에서 '6.25 참전용사 위령영산대제' 공연을 총괄하고 출연(2016)하는 등 해외에도 널리 알리며 세계화를 꾀해왔다.

 '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보존회'가 경기도 무형문화제로 공식 인정됨에 따라 이사장 상진 스님은 “청련사 예수재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더욱 체계적으로 보존ㆍ전승하는 한편, 대중화와 활성화를 위해 재가불자들을 적극 수용하는 등 폭넓은 활동과 함께 깊이 있는 연구와 학술적 조명을 더 많이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청련사 예수시왕생칠재' 외에도 우리 태고종단은 유네스코에 등재된 영산재를 비롯해 전통불복장의식 등 역사적 가치와 예술성이 매우 높은 불교문화를 꽤 많이 보유, 전승ㆍ보존하고 있다. 더 폭넓고 깊은 연구와 꾸준한 학술적 조명을 통해 앞으로 더 많은 불교문화가 세계는 물론 국가와 시ㆍ도 단위 문화재로 인정(등재)돼 태고종단이 한국불교의 전통ㆍ정통ㆍ적통을 잇고 있는 장자종단임을 대내외에 알려주길 바란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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