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초신경이 모인 발바닥을 자극하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면역기능이 강화돼 비만 예방, 체질 개선 등에 효과가 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우리 국민들 사이에 맨발걷기가 열풍이다. 최근 들어 맨발걷기 동아리까지 결성돼 일상화되는 추세다.”

최근 한 인터넷 신문에 보도된 내용이다. 실제로 요즈음 우리나라에선 ‘걷기 열풍’이 거세다. 경제 여건이 향상됨에 따라 사람들이 자연스레 건강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게 된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 역시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으로 ‘걷기’를 선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이 많이 찾는 주요 산에는 둘레길이 만들어지고 있고 하천도로는 산책로로 새단장돼 주민들의 아침저녁 운동을 돕고 있다.

‘걷기’는 엄밀히 말해 부처님이 원조다.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카필라바스투에서 깨달음을 얻으신 부다가야, 그리고 최초의 전법지 사르나트에서 열반지 쿠시나가라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은 맨발로 긴 여정을 이어 갔다. 그래서 우리들은 부처님을 일러 ‘맨발로 오신 부처님’이라고 표현한다. 부처님이 깨달음을 성취하시고도 한 곳에 정주하지 않고 ‘맨발의 여정’을 계속하게 된 것은 ‘만 생명의 안락과 행복’을 위해서였다. 그리하여 부처님은 한 사람이라도 더 정법에 귀의하여 안락과 행복을 얻을 수 있도록 제자들에게 전법의 길을 떠나도록 하셨다. 두 사람이 한 길을 함께 가지 말라는 당부는 ‘한 사람이라도 더’ 정법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중생에 대한 연민에서 나온 말씀이다.

이러한 부처님의 맨발 여정이 중국 선종에서는 ‘운수행각(雲水行脚)’으로 계승된다. 운수란 참선수행하는 선승을 일컫는 말인데 원래 용어는 행운유수(行雲流水)다. 구름이나 물이 그 어디에도 걸림 없고 막힘없이 흘러가는 것처럼, 일체의 경계나 대상에 집착하지 않고 구름이나 물처럼 자유로운 경계로 살아가는 수행자를 빗대 운수라 부른 것이다. 다만 운수행각이란 모름지기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 곳 저 곳을 주유하며 선지식을 만나 본래의 자기를 깨닫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어떤 목적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는 뜻의 행각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즉 애정행각 불륜행각과는 그 목적과 행위가 전혀 다른 수준의 것이다. 이처럼 수행과 전법의 의미를 안고 있는 걷기를 통해 건강도 챙기는 삶을 사는 것도 불자의 처신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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