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문화재제자리찾기본부
대통령실에 청원서 제출

본래 있던 경주로 반환돼야 한다는 운동이 제기되고 있는 청와대 미남석불. 보물 제1977호 경주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이다.
본래 있던 경주로 반환돼야 한다는 운동이 제기되고 있는 청와대 미남석불. 보물 제1977호 경주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이다.

 

청와대 관저 뒷길에 있는 일명 ‘청와대 미남 석불’ 반환 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청와대가 개방되면서 '미남 석불'이 더 이상 청와대에 있을 이유가 없고 본래 자리에 있던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반환운동은 경주문화재제자리찾기시민운동본부를 주축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경주문화재제자리찾기시민운동본부는 5월 25일 대통령 집무실에 청와대 불상 반환 청원서를 제출했다. 이 청원서는 “청와대 미남석불을 원래 있었던 경주로 되돌려 주시길 바란다”는 내용으로 작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미남 석불’의 본래 이름은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慶州 方形臺座 石造如來坐像)으로 9세기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보물 제1977호로 지정돼 있다.

박임관 경주문화재 제자리찾기시민운동본부 위원장은 “이 불상은 원래 경북 경주시 도지동 이거사 터에 있었다”며 “일제 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원래 위치로 돌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불상은 일제 강점기인 1913년 경주 남산에서 서울 남산의 조선총독 관저에 옮겨졌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서울 남산의 총독 관저가 1927년 현 청와대 자리로 이전하면서 불상도 함께 이동한 뒤 현재까지 청와대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총독부 자료에는 경주 남산 아래 도지동의 절터에 있던 것을 일본인 오히라가 당시 총독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선물했다는 문서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불상 앞의 표지석에도 경주 남산에서 옮겨왔다고 기록됐다.

청와대 미남석불의 경주 반환요구는 2017년 문화재제자리찾기운동본부의 혜문 스님이 청와대에 진정서를 보내면서 촉발됐다. 이후 경주문화재제자리찾기시민운동본부는 2017~2019년 줄곧 불상의 조속한 반환을 청와대와 문화재청에 촉구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는 “불상 이운(移運) 문제는 종교계와 관련 전문가 등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 종합적 검토가 필요한 사항이다. 시간을 두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 불상 반환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청와대 미남 석불’의 경주 반환 운동과 관련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이 불상이 청와대로 온지가 100년 가까이 됐다”며 “서로 원만한 합의를 위해서는 공론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권력의 상징이었던 청와대에 불상이 있는 역사성, 문화재는 원래 자리로 돌아가야 하는 당위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미남 석불’의 경주 반환 여부는 대통령실 결정사항이나 이와 관련한 대통령실의 특별한 언급은 나오지 않고 있다.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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