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주년 충담 대선사 소신열반 추모·영산재
6월 2일 경기도 가평 호명산 감로사서

문도회 문장 지성 스님이 충담스님 소신공양 원력 참법을 낭송하고 있다.
문도회 문장 지성 스님이 충담스님 소신공양 원력 참법을 낭송하고 있다.

 

제24주년 충담 대선사 소신열반 추모 및 조상천도영산재가 6월 2일 오전 11시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호명산 감로사 마애약사여래불전에서 충담화상문도회 주관으로 봉행됐다.

강릉 록유사 합창단(단장 함경희)의 찬불가 공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시작된 추모법회는 태고종강원교구 종무원장 성인 스님의 사회로 삼귀의례, 한글반야심경, 충담대선사 열반송 낭송, 내빈소개(중앙종회의원 탄허 스님 등), 충담스님 소신공양 원력참법 합송, 행장 소개, 문도회 문장 인사말, 법어, 추모사, 헌화 및 헌향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충담화상문도회 문장 지성 스님은 인사말에서 “스님께서는 항상 무량수불아미타불, 무량광불아미타불, 염광광불아미타불, 환희광불아미타불 등 십이광불을 염송하시며 삼매의 불을 일으켜오셨다”면서 “평소 서원하시던 미증유의 소신공양을 감행, 화중생연(火中生蓮)을 피우시고 육신등공을 하신 것”이라고 말했다. 지성 스님은 이어 “이같은 충담 대선사의 원력을 받들어 남북통일의 일원자가 되고, 부처님 정법의 실현자가 되자”고 강조했다.

태고종 전 중앙교육원장 보경 스님은 법어에서 “소신(燒身)이란 생명의 희생이요, 마음의 헌공이다. 상대되는 모든 것을 초월하며 절대지상의 세계에서 빛을 투영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므로 법화경 약왕보살본사품에는 ‘스스로 소신하면 그 광명은 두루 80억 항하사를 비춘다’고 했다”고 설했다. 스님은 이어 “부처님은 이같이 법화경을 통해 소신의 공덕이 이루 말할 수 없음을 말씀하셨다”면서 “충담 대선사께서 남기신 큰 뜻을 받들어 널리 선양하는 일에 우리 모두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추도사 순서에서 안동석 청평면장은 “24년 전 오늘 새벽 충담 대선사님은 국태민안과 불법흥륭을 기원하는 열반송을 남기고 소신공양을 통해 1700년 한국불교사에 빛나는 큰 별이 되셨고, 감로사는 우리 지역의 문화재이자 정신적 귀의처가 되었다”고 회고했고, 청평사 주지 구암 스님은 “충담 대선사의 법력이 서려 있는 감로사의 성역 불사가 원만 회향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참석대중은 충담화상문도회 문장 지성 스님의 선창으로 충담스님 소신공양 원력참법을 소리 내어 합송하면서 추모의 의미를 되새겼다. 추모법회 후에는 대한민국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영산재보존회 법주 청봉 스님과 이수자 청산·호산·법수 스님 등이 주관하는 조상천도영산재가 장엄하게 봉행됐다.

추모법회 후 열린 조상천도영산재.
추모법회 후 열린 조상천도영산재.

다음은 보경 스님의 법어 요약문이다.

금년에도 5월은 돌아왔습니다. 충담 승정 대선사님께서는 정말로 희유한 일을 하셨습니다. 부처님 말씀에 만약 내가 멸도한 후에 어떤 수행자가 발심해 선정을 닦으려 할 때 능히 여래의 형상 즉 등신불 앞에서 몸을 태워 등불을 밝히거나 손가락 마디를 태워서 공양을 올리거나, 또 몸 위에 향 한 개비를 사루어서 온 몸 홀홀히 태워 부처님께 바치는 최고의 공양, 이를 일러 소신공양(燒身供養)이니라하셨습니다. 살점 사이사이 기름이 끓고 뼈마디 마디 골수가 타는, 번뇌망상이 타고 애증과 갈등이 타고, 탄다는 생각마저 올올이 타 아름답게 부서져 사라지는 공양! 누구든 올릴 수 있는 공양이나 아무나 할 수 없는 공양입니다.

부처님께서는 소신공양 올리는 수행자가 있다면 이 사람은 세세생생에 지은 살, , , 망의 삼세의 빚을 일시에 갚아 마치고 모든 고통에서 벗어나고, 그 용기 있는 수행자를 향하여 모든 분들이 합장하고 공경례를 올릴 것이니라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능엄경의 한 구절입니다. 우리는 만남을 통해 행복과 불행이 시작됩니다. 씨앗도 좋은 땅을 만나야 하듯이, 우리도 선지식을 잘 만나야 삼세를 알게 될 것입니다. 충담 대선사님께서는 우리에게 화생연화를 보여주신 것입니다. 제가 법구를 수습하여 다비할 때 사방은 캄캄하였으나 법구 계신 곳은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연화의 세계였습니다.

충담 대선사께서는 이 육신이 허망한 것을 보여주셨으며 또한 허공이 텅 빈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허공에서 일어났던 바람은 허공에서 소멸되는 것을 알았습니다. 파도가 물에서 일어났다가 물에서 소멸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몸에서 일어났던 번뇌망상의 마음도 결국은 그 마음속에서 소멸되는 것을 알았습니다.

! 충담 큰스님의 그 인자한 모습이 그립습니다. 큰스님은 자신의 결단과 용기를 모든 이에게 보여주셨습니다. 저희도 큰스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중생교화에 힘쓰겠습니다. 충담대선사님과 불연을 맺은 제자 분들이 정성껏 매년 기일을 모시는 것을 보면서 마음속깊이 존경심을 담아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가평=최승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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