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 하루 만인 11일 개신교도가
경찰 즉각 체포 범행경위 조사중

청와대 관저 뒷길에 있는 일명 청와대 미남석불. 보물 제1977호로 정식명칭은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慶州 方形臺座 石造如來坐像)이다.
청와대 관저 뒷길에 있는 일명 청와대 미남석불. 보물 제1977호로 정식명칭은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慶州 方形臺座 石造如來坐像)이다.

 

청와대를 시민들에게 개방한 지 하루 만인 5월 11일 청와대 관저 뒷길에 있는 불상 앞 불전함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에 있던 경찰은 난동을 피우던 50대 여성을 즉시 체포해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0분경 청와대 관저 뒷길에 있는 불상 앞 불전함을 밀어 넘어뜨리고 옆에 있던 사기그릇을 깨뜨린 혐의(재물손괴)로 50대 여성 정모 씨를 체포했다.

청와대 관저 뒷길에 있는 불상은 108cm 높이의 규모로 모습이 수려해 '미남석불(美男石佛)'로 불린다. 통일신라시대(9세기) 때 만들어져 1913년 서울 남산에 있는 총독 관저에 놓였다가 1939년 총독 관저가 청와대 자리로 이전하면서 함께 옮겨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불상은 2018년에 보물 제1977호로 지정됐다. 공식명칭은 경주 방형대좌 석조여래좌상 (慶州 方形臺座 石造如來坐像)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개신교인 것으로 확인됐다. 관람객들이 불상을 향해 절하는 모습에 불만을 품은 정씨는 불전함을 넘어뜨리고 공양을 드리는 데 사용하는 사기그릇을 바닥에 집어 던져 파손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에서 정 씨는 자신이 기독교 신자라는 사실을 고백하고 왜 돌에 절하는지 이해할 수 없어 이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다행히 불상 옆 산책로에 배치된 경찰이 현장 난동 장면을 목격하고 곧바로 제압해 더 큰 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와 관련 문화재청은 즉각 재발방지대책을 내놨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 보호를 위해서 현재 있는 관리 인력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려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불상이 훼손되진 않은 만큼 재물손괴 혐의만 적용해 불구속 입건한 뒤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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