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는 올해 봉축표어를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Back to the Life of Blossoming Hope)’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봉축위는 이와 같은 내용의 표어를 선정한 데 대해 "올해 봉축 표어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대자대비한 부처님과 함께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의 회복을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며 "사회적 어려움과 마음의 평안, 희망이 샘솟는 일상으로 복귀를 기원한다"고 바랐다.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는 여느 해보다 의미가 남다르다. 무엇보다 봉축행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연등회가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지난 2년간 연속으로 개최되지 못했다. 연등회는 재작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행사로 급부상했다. 연등회의 정신적 가치와 그 우수성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로서 해마다 세계인은 연등회가 열리는 때에 맞춰 한국을 여행하는 추세였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돼 제등행진 등 제대로 된 연등행사를 치르지 못한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고 있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는 다시 연등회와 제등행렬을 재개했다. 따라서 세계인류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우리는 이번 연등회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봉축표어처럼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 회귀되길 간절히 바란다. 또한 코로나19 감염사태로 지쳐있는 국민들에게 위안이 되고 희망이 되는 연등행사로 오래 기억되길 기대한다. 국민들에게 위안이 되고 희망으로 작용하는 연등회가 된다면 그보다 더 가치 있는 일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선 불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올해 봉축행사가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로의 행사로 오래 기억됐으면 한다.


‘스승의 날’을 ‘스님 공양의 날’로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제자는 스승을 찾아 뵙고 높은 가르침에 존경의 예를 표하고, 스승은 제자를 맞이하며 지나온 스승의 길을 뒤돌아보는 날이다. 스승은 단순한 지식전달자가 아니다. 삶을 인도하고 지혜를 가르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이날을 맞는 제자의 마음은 분주해지기 마련이다.

일부 학자들은 ‘스승’이라는 말은 스님을 존칭하는 말에서 비롯했다고 한다. 옛날에는 중(스님)을 ‘사승(師僧)’ 또는 ‘사(師)님’이라고 높여 불렀다. 여기서‘사(師)’의 중국 발음이 ‘스’라는 점으로 미뤄 ‘사승’이 ‘스승’으로, ‘사님’은 ‘스님’으로 변했다는 입장이다. 스님은 불법(佛法)을 전수하여 제자를 기르고, 또 부처님의 거룩한 말씀을 통해 대중을 교화하는 존경의 대상이었기에 이들에게도 ‘스승’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린다. ‘스승’과 같은 의미로 쓰이는 ‘은사(恩師)’라는 말이 본래 ‘처음 중이 된 후 길러준 스님’이라는 뜻의 불교 용어인 것으로 볼 때 ‘스승’도 ‘스님’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스님이든 재가신자이든 불자에게 최고의 스승은 부처님이다. 그래서 부처님오신날은 나의 어리석음을 깨우쳐주고 진리의 법을 알게 해준 스승인 부처님의 은혜에 깊이 감사드리는 날이다. 이와 비교해 부처님오신날과 비슷한 시기에 다가오는 ‘스승의 날’은 오늘 내 곁에서 크나큰 가르침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스님들을 찾아 뵙는 날로 의미를 부여해보자. 해마다 이맘때면 스님들 사이에서 자신을 승려로 만들어 준 은사(恩師)를 찾아 뵙는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스승의 날’에 재가불자들도 묵묵히 큰가르침을 주신 주변의 스님들을 찾아 공양의 예를 다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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