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3일은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다. 줄여서 ‘세계 책의 날’로 불린다. 1995년 국제연합 총회에서 제정되었다. 4월 23일은 책을 구입하는 사람에게 꽃을 선물하는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 축일인 ‘세인트 조지의 날’에서 유래된 날짜다. 또한, 세계적인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미겔 데 세르반테스가 사망한 날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책의 날’은 10월 11일이다. 불교계에서 더욱 기려야 할 이날은 『고려대장경』 완성일(1251년 음력 9월 25일을 양력으로 환산)을 기념해 1987년에 출판계에서 제정한 날로서, 올해로 36회째를 맞이한다. ‘도서관 주간’도 있다. 매년 동일하게 4월 12일부터 18일까지 1주일간이다. 1964년부터 한국도서관협회 주도아래 독서문화 캠페인을 시작해 올해로 38회를 맞았다. ‘세계 책의 날’, ‘우리나라 책의 날’, ‘도서관 주간’ 제정 취지를 한마디로 줄이면 ‘책 좀 읽자’다.

우리 국민은 책을 얼마나 읽을까.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21년 국민독서실태 조사’를 보면 충격적이다. 성인 10명 중 절반이상은 일 년 내내 책을 한권도 읽지 않고, 전반적인 독서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용을 보면 최근 일 년 간 성인 중 종이책과 전자책·소리책(오디오북) 등을 1권 이상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인 ‘종합 독서율’이 47.5%로 집계됐다. 지난 2019년보다 8.2%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2013년의 72.2%에 비하면 8년 사이에 무려 24.7%포인트가 줄었다. 또 성인의 연간 평균 종합독서량은 4.5권으로 2019년 조사 때보다 3권 줄었다. 다만 20대의 독서율만 소폭 올랐다. 이들 연령대를 중심으로 전자책·웹소설 이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책 읽기가 뒤로 밀리는 원인은 다양하다. 위 조사에서 ‘독서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성인은 ‘일 때문에 시간이 없어서’(26.5%), ‘다른 매체·콘텐트 이용’(26.2%) 등이라 답했고, 학생은 ‘스마트폰, 텔레비전, 인터넷 게임 등을 이용해서’(23.7%)를 가장 큰 장애 요인이라 꼽았다. 그럼에도 먼저 읽은 사람이 주위에 권하면 그 책을 읽을 가능성은 높아진다. 추천자가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전문가나 저명인사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하물며 대통령이라면 그 영향력은 매우 크다. 역대 대통령들은 대부분 여름휴가 때면 읽을 책을 챙겨 갔다. 이런 내용이 보도가 되면 그 책의 판매량이 상승했던 경험을 간직하고 있다. 국민 다수의 선택을 받은 새 정부 출범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국민 독서율을 높이는 일에 대통령이 앞장서면 어떨까. ‘세계 책의 날’, ‘우리나라 책의 날’, ‘도서관 주간’ 행사도 직접 챙기는 문화대통령의 탄생을 기대한다.

-월간불교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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