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 삼척 지역에 산불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지난 달 4일부터 13일까지 열흘간 이어지며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 한 순간에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이 겪는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전해진다. 당장 몸을 의탁할 집도 없거니와 생계를 위한 농사도 농기구의 소실로 손을 못 대고 있다. 463채의 주택이 소실됐고, 4천6백여 세대가 대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경북 봉화에서도 또 산불이 발생해 이재민들이 나오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불교태고종 종도들의 산불피해성금이 줄을 잇고 있다. 종단 스님들의 모임인 태고플랫폼은 3월 31일 총무원을 방문해 총무원장 호명 스님에게 동해 울진 지역 산불피해 구호성금으로 635만원을 전달했다. 이에 앞서 불교계 국제구호단체이자 종단 스님들이 주축이 된 사단법인 나누우리도 동해지역 대형 산불로 인해 터전을 잃은 이재민들을 위한 긴급구호자금 1천만 원과 회원불자들이 모은 이재민 돕기 성금 1천만 원 등 총2천만 원을 3월28일 경상북도 울진군청에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나누우리 이사장 만우 스님은 “갑작스런 재해로 실의에 빠진 이재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면서 “하루빨리 복구가 완료돼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기원한다”고 이재민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한국불교태고종 경북동부교구종무원도 3월 26일 울진군청을 방문해 논산 안심정사 회주 법안 스님이 기탁한 울진지역 산불 이재민 지원금 1천만 원을 군에 전달했다. 법안 스님은 자신이 직접 전달하는 대신 산불피해지역에 소재한 경북동부교구종무원에 성금을 기탁해 대신 전달하는 방식을 택했다. 4월 5일엔 중앙승가강원 총동문회가 울진군청을 방문해 성금 3백만 원과 생활전화기 100대를 전했다. 중앙승가강원 총동문회장 성관 스님은 "불의의 재난을 당한 이재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성금을 모금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산불피해 성금이 답지하는 것은 대승불교를 표방하며 보살불교를 실천하는 종단의 성격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환영받을 만한 일이다. 더욱이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봉축기간에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를 돕는 자비의 손길은 뜻깊다. 부처님께서도 베풂을 최고의 보살행이라고 말씀하셨다. 금액의 크고 작음을 떠나 이 성금이 이재민들의 일상회복을 지원하고 상처를 치유하는데 자그마한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 최상의 복덕이다. 산불피해 구호성금은 회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크다. 전례 없는 대규모 산불피해로 동해안 지역 이재민들의 비통함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성금을 전하는 단체나 개인들은 저마다 “적은 금액과 작은 손길이지만 피해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피해 복구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를 바란다”며 주민들이 하루빨리 일상생활로 돌아갈 수 있기를 기원하고 있다. 성금 지원은 이러한 바람을 담고 있는 것이다.

우리 태고종단은 지난 겨울에도 어려운 이들과 함께 하려는 보살행을 펼친 바 있다. 총무원은 지난 해 11~12월에 ‘2021 태고종 이웃과 함께하는 따뜻한 겨울나기’ 행사를 실시해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어려워진 경제적 고통에서 지역 내 기초생활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 등 관내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김장김치와 라면 및 화장지를 배부함으로써 따뜻한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했었다.

이번에도 동해안 산불피해로 이재민들이 고통 속에 살고 있다. 보살불교를 표방하는 종단으로서 이를 외면할 수는 없다. 물론 태고종도들이 자발적으로, 또한 적극적으로 성금을 모아 전달하고 있으니 체면은 구기지 않았다고 본다. 따라서 앞으로도 더욱 산불피해성금이 답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재민들에게 희망과 치유의 힘이 되었으면 한다. 보다 많은 종도들과 단체의 성금모금이 확산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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