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지난 2월 5일과 8일 종교담당 기자단과 신년기자회견을 갖고 불기 2565년 종단의 주요현안과 계획을 설명했다. 지난 2019년 6월 임기 시작 후 기자들과는 처음 갖는 신년기자회견이어서 많은 기자들이 참석해 태고종의 현안과 앞으로 나아갈 길을 듣고 물었다. 기자들의 관심이 가장 많이 집중된 것은 역시 태고총림 선암사 문제였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선암사 전통야생차체험관 건물철거 소송’과 관련, “실질적으로 사찰이 누구 것인지 실제 모습을 근거로 판단해야 한다”며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되돌려 보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암사 문제는 태고종 입장에선 ‘사활(死活)’이 걸린 문제다. 이승만 대통령의 유시 하나로 대부분의 전통사찰이 조계종으로 넘어간 뒤, 유일하게 남은 본산급 사찰이 선암사이기 때문이다. 이에 태고종은 일찌감치 선암사를 총림으로 정하고 선원(禪院)과 강원(講院) 등을 설치해 그곳에서 승려 기본교육을 해왔다. 그만큼 선암사는 태고종의 핵심 사찰 중 핵심 사찰인 것이다.

하지만 총무원장 호명 스님은 대법원 판결에 대한 조계종의 반발과 공격에도 불구하고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사법부와 국민 등 외부에서 이젠 더 이상 선암사 문제로 다투지 말고 승려 본분으로 돌아가 불교 본래의 정신인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정진하며 국가발전과 국민화합 및 불교발전에 (다같이) 힘쓰라는 주문이었던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비록 한국불교가 국가 공권력에 의해 한 뿌리 두 개의 종단으로 나뉘긴 했지만, 이젠 석가모니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어받은 일불제자로서 승려 본분으로 돌아가 불교 본래의 가치와 사명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때”라고 천명했다.

총무원장 호명 스님의 이같은 주장은 참으로 현명한 생각이다. 한국불교의 발전을 위해선 더 이상 종단 간의 분규가 있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서로가 더 잘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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