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3일 제 25대 도산 총무원장 집행부가 출범하였다. 지금 우리 종단은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막대한 종단부채와 종도들간의 불화, 무관심 등 온갖 어려움으로 어느 때보다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모든 종도들은 이러한 종단의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을 이루기 위해 3대 원칙, 8대 핵심기조, 18대 공약, 그리고 57대 실천항목을 내세워 당선된 도산 총무원장 체제에서 그러한 약속을 지키고 실천할 수 있는 소임자의 인선(人選)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다.

일단 이번 소임자의 인선은 예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대체적으로 참신하고 무난한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의 총무원 집행부 인선은 오로지 총무원장의 고유권한으로 자질이나 전력에 대해 뒷말이 무성한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각 교구종무원장의 추천과 인사위원회의 검증을 거쳤다는 점에서 적어도 그러한 뒷말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종무행정에 대한 경험부족이나 능력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좀더 지켜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소임자에 대한 보수 문제 또한 과제로 남아있다.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일에 따른 권한과 보수가 반드시 따라주어야 책임과 보람을 가지는 법인데, 종단의 열악한 재정으로 인해 일방적인 희생만을 요구한 결과 언제든지 미련 없이 소임을 그만 두는 경우가 종종 있어 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총무원 소임자들 역시 최소한의 실비도 반납하기로 하였다고 하니 그 애종심은 고마운 일이나 열정적인 종무행정에 대한 동기 부여가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결국 모든 일의 출발점은 재정의 확보에 있다. 따라서 현 집행부의 최우선 과제는 종단의 재정 확충에 귀착된다. 그렇다면 무슨 방법으로 그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사찰의 재정은 전적으로 신도들의 보시에 의존한다. 신도들이 보시를 하는 이유는 신심이 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종단의 재정은 종도들의 의무적 보시와 종단불사 참여로 이루어지고 이 역시 종도들의 신심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므로 종단에 대한 종도들의 믿음이 회복되어야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종도들이 지금 같이 종단을 불신하게 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보다 불투명한 행정과 재정 집행 때문이다.
오해의 여부를 떠나 사재(私財)를 들여 이룩한 사찰을 공찰로 증여받아 타 종교에 매각하고, 창건주의 사자상승(師資相承)을 교묘한 술수로 박탈한 일들이 종도들에게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그 부당함을 지적하는 종도들을 해종 행위자로 매도한 전임자들의 잘못을 신임 집행부는 철저하게 인식하고 투명하고 정당한 종무행정에 임해야 한다.

또한 소임자들은 종도들의 여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종도들의 여론 속에는 종단에 대한 애정과 발전 방향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설사 그 소리가 귀에 거슬리다 해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여 화합과 발전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투명하고도 공정하고, 열린행정으로 종도들의 신뢰를 반드시 회복해야 할 것이다.
아무쪼록 위기상황에 처한 종단을 구하고자 서원하고 출범한 신임 총무원 집행부에게 부처님의 지혜와 가피가 함께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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