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종단 제38기 합동득도 수계산림을 위한 행자교육 일정이 공고되었다. 애초에는 현 총무원장의 임기만료 전에 합동득도가 이루어질 것으로 공고되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상 신임 총무원장 취임 이후로 미루어졌다고 한다.

제25대 총무원장 당선자인 도산스님은 도제양성과 교육에 대해 깊은 관심과 비전을 가진 분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도제양성이야말로 종단의 명운이 달려있는 일이라고 하겠다. 왜냐하면 역사적으로 불교의 부침은 훌륭한 수행자가 나오느냐에 따라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훌륭한 스님이 한 분이라도 계실 때는 불교의 위상과 역할이 지극히 높았고 그러지 못할 때는 쇠퇴하는 바를 면하지 못하였다. 심지어 조선시대 억불정책의 거친 핍박의 와중에서도 다행히 큰스님이 출현해서 불교가 명맥을 이을 수 있었다.

근세에 들어 자유당 정권의 무지에서 비롯된 법난(法難)으로 인해 가진 절들을 모두 강탈당한 가운데서도 대륜·묵담 스님 등을 비롯한 우리 종단의 큰스님들은 꿋꿋하게 한국불교의 정통 법맥을 지켜왔다.

따라서 종단의 발전을 위해서 삼보정재를 일구고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불교의 동량이 될 수 있는 스님을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도산 총무원장 당선자에 따르면 이번 제 38기 행자교육은 예전대로 4주간을 실시하고 모든 일정과 내용을 정수원에 맡길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행자교육 전문기관인 정수원은 이름만 있고 총무원이 모든 교육을 주도하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전문적인 강사를 초빙해 합동으로 행자교육을 받는 이 기간 동안 앞으로 스님으로서 갖추어야 할 자세와 갈고 닦을 기본적인 소양을 모두 익히도록 하는 일은 중요하다.
이제 정수원을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수행력과 학식을 겸비하고 아울러 투철한 종단관을 가진 스님들을 추대하여 교육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로 초발심한 행자들에게 무엇을 교육해야 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해야 한다. 사문(沙門)의 본분은 무엇보다 수행에 있다. 수행자가 되기 위해 출가하는 것이지 다른 목적이 있다면 출발 자체가 잘못된 일임을 철저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포교나 의식은 수행이 원만하게 이루어진 이후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므로 수계 이후 종단의 교육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크고 작은 소임자로 임명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야 한다.
새로운 총무원 소임자들은, 그간에 우리 종단이 개별사암 위주로 된 종단의 형편을 앞세워 최소한의 교육을 거치지 않은 자들을 주지로 임명하고, 법랍과 연한만 채우면 법계를 주는 일을 당연시 해왔는가 하면 더 나아가 최소한의 규정마저 어겨 소임과 법계를 남발한 결과 법계에 대한 위상이 추락되고 위계가 무너지고 말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요즈음 각 종단을 불문하고 날로 출가자가 줄어들어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다. 이러한 때 결코 적지 않은 수인 120명이 우리 종단으로 출가하기 위해 행자로 등록하였다면 종단은 그들을 받아들이면서 올바르게 교육하여야 할 사명감을 크게 느껴야 한다. 출가자로서 후회 없는 삶이 되는 이정표를 제시하고, 태고종도로서 더불어 살아가는 견고한 종단관을 가지게끔 온 힘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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