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과 10일, 그리고 12일 밀양과 대전, 서울에서 차례로 열린 ‘제 25대 총무원장 선출을 위한 후보자간 정견 발표 및 공개토론회’는 말 그대로 성황을 이루었으며 불교계의 큰 관심을 끌었다.

토론회가 열리는 행사장마다 전국 시도교구 종무원장 스님들, 각 사찰의 스님들과 전법사, 신도들, 선거인단으로 뽑힌 스님들이 방청객으로 자리를 메웠다. 후보들의 정견 발표와 민감한 현안에 대한 의견 발언에는 하나라도 놓칠세라 귀들을 쫑긋 세웠다.

선거인단이라고 밝힌 한 스님은 “후보자들의 종책을 잘 새겨들었다. 밀양의 토론회장 분위기를 보니 우리 종단도 앞으로는 많이 달라질 것 같다” 라면서 정견 발표 및 공개토론회가 후보를 선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에서는 종회의원과 각 시도교구 종무원장(본사급 주지 포함) 및 각 교구에서 선출한 선거인단 총 146명이 제 25대 총무원장을 선출한다. 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 종도들의 시선은 146명 선거인단에게 쏠리고 있다. 

이번 총무원장 선거가 역대 선거에 비해 두드러진 차별성은 투표자수가 3배 늘어난 것이다. 기존엔 중앙종회의원들이 총무원장을 선출했었기에 인간적인 친소(親疎)관계나 이권(利權)에 의해 좌우되기 쉬워 우리 종단은 그 폐해를 뼈저리게 겪었다. 아직도 그 후유증이 남아 있기에 종도들은 기존과 다른 선거방식이 새로운 인물을 선출하는데 톡톡히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어 이번 선거에 거는 기대가 남다른 것이다.

선거인단은 자신이 소속된 지역이나 문중을 벗어나 역사적인 사명감과 거시적인 안목을 가졌으면 한다. 선 조사 스님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택인가를 헤아리고, 이 시대 우리 종단에 꼭 적합한 인재는 누구인지를 잘 살펴 투표해야 할 것이다.

우리 종단은 엄청난 부채에 허덕이고 있으며, 교육·포교·인재양성 등 할 일이 태산이다. 종단을 유지 관리해 나아가는 일은 쉽지 않지만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된다. 이 사회가 어떻게 변화하고 이에 따라 종단은 어떠한 큰 그림을 그려나가야 하는지, 한국불교의 발전과 포교를 위해서는 어디를 향해 가야 할지 전체를 보고 희망찬 비전을 제시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지금 네 후보는 각자 적지 않은 공약(公約)을 내놓고 있다. 공약(公約)이 공약(空約)으로 되지 않으려면 실천에 옮길 수 있는 지도력과 능력, 덕망을 지녀야 한다. 구두선(口頭禪)에 그치지 않을 후보를 고르는 혜안이 그래서 필요하다.

이번 총무원장 선거는 또 우리 종단의 화합, 안정, 기틀 마련과 깨끗하고 모범적인 선거로 종도들의 신뢰와 단합을 이끌어내야 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승가다운 여법하고 깨끗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곧 있을 다른 종단의 총무원장 선거에도 귀감이 될 것이다. 

7월 18일, 수행력과 종단의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출중한 능력을 지닌 새 지도자가 정정당당한 투표를 거쳐 선출되고, 다른 후보들이 기쁜 마음으로 당선자를 축하해 주는 모습을 전 종도들은 흐뭇한 마음으로 지켜보기를 고대한다.

만일 총무원장 선거가 끝나고 추악한 일들이 일어난다면 종단은 참으로 회복 불가능한 치명상을 면치 못할 것이다. 사실 승가에서 치열한 선거전을 통해 지도자를 뽑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지만 ‘추대’가 불가능한 이상 수행자다운 여법하고 아름다운 선거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이제 전체 종도를 대변하는 146명 선거인단의 현명한 선택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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