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우리종단은 전임 원장의 독단으로 인하여 짊어진 수십억원의 부채로 인하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전임 집행부는 종단과 무관한 막대한 부채를 일으켰고, 그 결과 신용불량 법인으로 등재되었음은 물론 거래통장이 압류되어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러한 일은 종도들이 너무나 안이한 자세에서 종단의 지도자를 선택한 결과이다. 문중·파벌·학연·지연에 의한 이해타산에 젖어 지도자를 선출하여 결과적으로 종단에 큰 누를 끼치지 않았는지 모두가 반성하여야 한다. 물론 총무원장 한사람이 종단의 산적한 문제를 모두 해결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검증 받은 지도자를 선출하여야 한다.
다행히 이번 선거는 그러한 총무원장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이제까지는 중앙종회의원들만 선거권이 있어서 후보의 능력을 따지기 보다는 인간적인 친소(親疎)관계나 이권(利權)에 의해 좌우되기 쉬워 그 결과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선거였다.
그러나 이번의 선거권은 중앙종회의원과 시도교구 종무원장, 각 교구 종도 수에 따른 선거인단까지 거의 150명에 이르러 보다 폭넓게 종도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어, 일부 세력의 힘보다는 전체종도의 의견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자천타천으로 총무원장 후보의 물망에 오르고 있는 스님들의 성향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후보자가 걸어온 길이 수행자다운지, 지도자로서 리더십은 있는지, 종단을 화합과 안정에 바탕을 둔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지 등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또 개정된 종법에 의해 처음으로 치러지는 선거이니만큼 후보자를 검증할 수 있는 토론회를 각 지역별로 나누어서 경상권·전라권·충청권·서울 경기권 등 4~5차례 이상 종책 토론회를 거쳐 후보자의 자격을 검증하여 선거인단은 물론 종도들도 후보자를 자세히 알아 올바른 지도자를 선출 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상대방을 근거없이 모함하거나 비방하는 세속적인 행태를 보여선 안된다. 그런 후보는 종단의 이름으로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선거가 끝나면 당락을 떠나 어차피 태고종도로서 종단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세력인데 아무리 선거의 와중이라고 하여도 지나치게 과열되고 여법하지 못한 선거전을 치른다면 그것은 씻을 수 없는 앙금으로 남아 불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거인단으로 참여하는 종도들 또한 후보의 자질과 비전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선거인단으로 선출됨은 전체 종도들의 나아갈 방향을 좌우하는 막중한 소임이다. 따라서 개인의 성향이나 유 불리를 따지지 말고 객관적인 견지에서 투표해야 할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또한 선거가 공명정대하고 뒷말이 없도록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인단의 자격유무를 꼼꼼히 따져야 하고 또한 총무원장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신상도 면밀히 살펴 결격사유가 없는지를 잘 살펴 종단 최초로 치러지는 간선제에 의한 선거가 잘 치러질 수 있도록 해 주길 바란다.
이번 총무원장선거가 부디 축제적인 분위기에서 선의의 대결을 통해 대립이 아닌 화합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또한 종단의 위기를 극복함은 물론 정통종단으로서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한국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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