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대 총무원장 선거일이 오는 7월 18일로 확정되었다. 지금까지의 총무원장 선거가 종단의 유지 발전과 방향을 좌우하는 선거였다면, 이번 25대 총무원장 선거는 종단의 명운(命運)을 가르는 중대한 갈림길을 선택하는 일이다.

지금 우리종단은 전임 원장의 독단으로 인하여 짊어진 수십억원의 부채로 인하여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전임 집행부는 종단과 무관한 막대한 부채를 일으켰고, 그 결과 신용불량 법인으로 등재되었음은 물론 거래통장이 압류되어 정상적인 금융거래를 할 수 없는 지경이다. 이러한 일은 종도들이 너무나 안이한 자세에서 종단의 지도자를 선택한 결과이다. 문중·파벌·학연·지연에 의한 이해타산에 젖어 지도자를 선출하여 결과적으로 종단에 큰 누를 끼치지 않았는지 모두가 반성하여야 한다. 물론 총무원장 한사람이 종단의 산적한 문제를 모두 해결한다고 할 수는 없으나 그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검증 받은 지도자를 선출하여야 한다.

다행히 이번 선거는 그러한 총무원장 후보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이제까지는 중앙종회의원들만 선거권이 있어서 후보의 능력을 따지기 보다는 인간적인 친소(親疎)관계나 이권(利權)에 의해 좌우되기 쉬워 그 결과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기 어려운 선거였다.
그러나 이번의 선거권은 중앙종회의원과 시도교구 종무원장, 각 교구 종도 수에 따른 선거인단까지 거의 150명에 이르러 보다 폭넓게 종도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어, 일부 세력의 힘보다는 전체종도의 의견이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자천타천으로 총무원장 후보의 물망에 오르고 있는 스님들의 성향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후보자가 걸어온 길이 수행자다운지, 지도자로서 리더십은 있는지, 종단을 화합과 안정에 바탕을 둔 미래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지 등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또 개정된 종법에 의해 처음으로 치러지는 선거이니만큼 후보자를 검증할 수 있는 토론회를 각 지역별로 나누어서 경상권·전라권·충청권·서울 경기권 등 4~5차례 이상 종책 토론회를 거쳐 후보자의 자격을 검증하여 선거인단은 물론 종도들도 후보자를 자세히 알아 올바른 지도자를 선출 할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상대방을 근거없이 모함하거나 비방하는 세속적인 행태를 보여선 안된다. 그런 후보는 종단의 이름으로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선거가 끝나면 당락을 떠나 어차피 태고종도로서 종단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세력인데 아무리 선거의 와중이라고 하여도 지나치게 과열되고 여법하지 못한 선거전을 치른다면 그것은 씻을 수 없는 앙금으로 남아 불화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선거인단으로 참여하는 종도들 또한 후보의 자질과 비전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선거인단으로 선출됨은 전체 종도들의 나아갈 방향을 좌우하는 막중한 소임이다. 따라서 개인의 성향이나 유 불리를 따지지 말고 객관적인 견지에서 투표해야 할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또한 선거가 공명정대하고 뒷말이 없도록 투명하게 관리해야 한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인단의 자격유무를 꼼꼼히 따져야 하고 또한 총무원장에 출마한 후보자들의 신상도 면밀히 살펴 결격사유가 없는지를 잘 살펴 종단 최초로 치러지는 간선제에 의한 선거가 잘 치러질 수 있도록 해 주길 바란다.

이번 총무원장선거가 부디 축제적인 분위기에서 선의의 대결을 통해 대립이 아닌 화합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또한 종단의 위기를 극복함은 물론 정통종단으로서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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