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의 모든 근심과 걱정을 털어버리고

다사다난한 갑신년은 지나갔다. 희망찬 새로운 한해 을유년이 밝았다. 

지난해는 누구에게나 유난히 힘든 해였다. 세상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날마다 폭풍이 불고 큰 비가 쏟아졌다. 그렇게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다. 사건사고도 어느 해보다 많이 터졌다. 그러다보니 사람살기가 전에 없이 더 고달펐고 시름과 걱정, 괴로움도 많았던 해였다. 

그러나 그것은 이제 옛날이야기가 돼버렸다. 하나의 추억으로 과거 속에 묻혀진 것이다. 지금은 새로운 해를 맞이하게 되었다. 새해는 더구나 닭띠의 해, 을유년이다. 

지난해 우리가 그 많은 걱정과 시름과 고통을 겪고 세상이 잔잔한 날이 없이 요동에 요동을 쳤던 것은 아마 지난 해가 잔나비띠, 원숭이의 해였기 때문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올해 신년은 닭띠의 해 을유년이다. 닭은 길한 동물이다. 상서로운 동물이다. 그래서 금년 새해는 지난 해와는 다르리라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다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지난 해의 근심과 걱정일랑은 모두 묵은해와 함께 떠내려 보내고 새로운 희망과 기대를 가져도 좋다. 금년은 재주를 부리는 잔나비의 해가 아니라, 기쁨을 가져다주는 상서로운 닭의 해이니까. 지난 해 시련이 좀 있었다고 해서, 또 어려운 일을 당했다고 해서 위축이 되고 실의에 빠질 것은 없다. 

만사는 인연대로 맺어지고 풀려가기 마련이다. 그리고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마음을 돌리고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진다. 지난 해의 그 시련과 어려움을 거울삼아 모든 근심을 털어내고 닭이 홰를 치고 일어서듯 다시 일어설 수 있어야 한다. 닭이 크게 울어 어둠과 잡귀를 쫓아 여명을 알리듯 우리도 세상을 크게 울려 밝혀야 한다. 금년 새해 을유년에는.

우리 모두가 주인의식을 가져야 할 때

새해를 맞이하여 혜초 종정예하께서는 신년법어에서 ‘사람은 저마다 우주의 창조자요 세상의 주인이라. 그래서 세상이 혼탁하고 맑은 것도 모두가 주인 탓이다’라고 했다. 그렇다. 사람이 세상의 주인이라면 그 탓이 사람에게 있을 수밖에 없다. 

지난 한해에 있었던 그 많은 간난과 혼란 그리고 다툼,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받아야 했던 어려움과 고통은 갈데없이 사람들 탓이었다. 사람들이 시비와 다툼을 일으키고 혼란과 혼돈을 일으켰다. 끔찍한 연쇄살인도, 우리를 놀라게 한 수능부정도 다 사람이 스스로 일으킨 일들이었다. 이처럼 사람이 세상을 어지럽게 만들고 그 인과로 사람이 사람을 괴롭히게 된 것은 사람이 세상의 주인 노릇을 제대로 못한 데에 그 원인이 있다 할 것이다. 사람이 세상 주인 되기를 마다하고 또 포기한 것이다. 

이렇게 사람이 계속 주인 되기를 기피하고 포기한다면 인간세상은 더욱 사나워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종정예하께서는 사람이 세상 주인임을 경각시켜주신것이다. 우리는 이제, 이 새로운 해를 맞이하여 그동안 상실했던 그리고 망각하고 살았던 주인의 자리를 회복해야 한다. 주인의식을 다시 찾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세상도 안정이 되고 자신의 삶도 제 자리를 찾을 수 있다. 종단도 마찬가지다. 

종단의 주인은 바로 우리 종도들 자신이다. 그렇다면, 종도들 모두가 내가 종단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가질 때 종단은 안정이 되고 발전이 되고 번영이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종도들 개개인이 내 자신이 바로 종단의 주인이라는 의식을 더 더욱 가져야 할 때이다. 왜냐하면 지금 종단은 날로 변화를 하고 발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때일수록 주인의식을 발휘하여 종단발전에 힘을 보태고 실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태고종은 이제 옛날 태고종이 아니다

태고종은 많이 달라졌다. 많이 변했다. 그리고 계속 변해가고 있다. 이것은 내부의 소리만은 아니다. 밖에서도 그렇게 보고 또 그렇게 말들을 하고 있다. 확실히 태고종은 어제의 태고종이 아니다. 그전 같이 그렇게 침체되고 위축이 되고 힘없는, 그런 종단이 아니다. 이제는 일하는 종단, 성장하는 종단, 힘 있는 종단, 그런 종단이 되었다. 

그것은 막연한 소리가 아니다. 근거 없는 주장도 아니다. 지난 한해의 종단 모습과 상황만 보아도 그것은 쉽게 알 수 있고 확인할 수 있는 일이다. 한국불교전통문화관의 건립이라든가 동방대학원대학의 설립문제는 그만두고라도 종단의 달라진 모습은 많은 분야 많은 부분에서 볼 수 있는 일이다. 

태고종의 전통적인 합동득도수계산림은 저 지난 해에 이어 작년에도 기적이랄 만큼 놀라운 성과를 거두었다. 제28기 합동득도식에는 종단수계산림사상 최대의 수계자를 배출했다. 그것도 교육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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