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축제는 불교가 들어온 이래 우리민족의 신앙과 문화를 아우르는 축제요 민심의 구심점이었다. 그럼에도 연등축제는 이미 1948년에 크리스마스를 공휴일로 지정한 이승만 정권의 종교편향과 박정희정권의 답습기를 거쳐 용태영변호사 등 많은 사람의 노력을 통해 1975년에 가서야 공식적인 국민축제로 거듭났으며 90년 초반까지 부처님오신날 봉축제등행진이라는 다소 딱딱한 느낌의 행사로 진행되었다. 그러던 것을 ‘연등축제’라는 이름으로 부드럽게 순화하는데 마음을 모은 사람 가운데 하나로서 연등축제의 문화재지정 여부를 둘러싼 문화재관계 기관 및 전문가들과 불교계의 요새 움직임에는 본뜻과 거리가 있는 점이 있어서 살피고자 합니다.모자란 점은 될 수 있으면 적게 하고 가능한한 불교정서를 오롯이 살린 불교문화, 민족문화를 넘어서 세계문화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점을 몇 가지 지적한다. 첫째, 연등축제는 세계적으로 드문 우리민족 고유의 행사이기 때문에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하다. 그래서 문화재로 지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우리 민족의 문화요 세계의 문화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일개 종단의 것이 아닌 불교전체의 문화임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그래서 불교전체의 의견을 모아 집행기구를 꾸려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단협의회를 통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셋째, 전통의 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해서는 전통성을 살려야 하는데 그것은 변형되지 않은 전통과 함께 살아 움직이는 역동적인 전통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넷째, 역동적인 것은 그대로 살리되 변형되지 않는 전통을 계승하려는 노력을 엄정히 해야 한다. ‘전통등(燈)’ 행진 대열과 ‘현대등’ 행진대열을 구분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다섯째, 제대로 된 용어인지 살펴야한다. 예를 들면 연등(燃燈)의 본디 의미는 ‘Dipamkara Buddha’ 즉 ‘연등부처님을 모신다’ 또는 ‘등(燈)을 밝힌다(燃)’는 것이었지만 지금은 ‘Lotus Lantern’ 즉 ‘연꽃등(蓮燈)’으로 이해되게 하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점 등이다.법현스님(열린선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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