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나시 나라의 어느 산골마을에 한 사람의 꽃장수가 있었다. 그는 매일 마을 가까운 곳에 흐르고 있는 강을 건너 그 쪽의 산과 들에 가 여러 가지 빛깔의 화초를 채취해서 그것으로 꽃다발을 만들어 시중에 팔아 겨우 생활을 유지해 갔다.어느 날 전과같이 그 강을 건너려고 강 중간까지 왔을 때, 강 위에서 진기한 망고가 떠내려 왔으므로 그것을 주웠다.그리고 꽃을 꺽어서 또 강을 건너 집으로 돌아와서 다음날 아침에 그 망고를 성주에게 바치려고 성문에 와서 수위에게, “이 과실을 성주에게 헌납해 주십시오”성주는 문지기를 통해 전해진 진귀한 과실을 자기는 조금도 맛보지 않고 부인에게 주었다. 부인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망고였으므로 매우 기뻐하며 먹어 보니 매우 맛이 좋았다. 그래서 성주에게 다시 한 개를 더 구해 달라고 청했다. 성주는 꽃장수를 불러서,“그대가 바친 망고는 어디서 갖고온 것인가”하고 물었다.그는 두려워하면서,“강물에 떠내려 오는 것이 너무도 진기한 과실이었기 때문에 주워 온 것입니다”하고 사실대로 대답했다.“그러면 수고스럽지만 한 번 더 강에 가서 그 과실을 주워 오지 않겠나”꽃장수는 곤란하게 되었다. 한 번 강에서 주웠다고 해서, 또 강에서 주울 수 있다고는 보장할 수 없는 것을 갖고 오라고 하니 마치 구름을 잡아오라는 것과 같은 명령에 입을 다물고 말았다. 성주의 명에 따라 그는 똑똑히 보지도 못한 그 나무 과실을 구하기 위해 그 다음 날 강가에 갔다. 강의 상류에서 흘러온 것이므로 반드시 이 강 상류의 어디엔가 그 과실 나무가 있다는 것만은 상상할 수 있었다. 다행히도 산의 절벽에 망고가 멀리 눈에 띄었다.꽃장수는 망설이며 험한 절벽에 올라갔다. 그러나 발이 미끄러져 수백 척 되는 절벽에서 깊은 골짜기로 떨어져 버렸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으나, 배가 고팠기 때문에 몸에 힘이 없어, 손과 발을 움직일 수 조차 없었다.이때 자비심이 많은 한 마리의 원숭이 왕은 골짜기에서 떨어져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이 사나이를 보고 자비심이 일어나서 구조해 주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에게 이 사나이를 등에 업을 만큼 힘이 있는가가 문제였으므로 원숭이 왕은 사람의 무게만한 큰 돌을 등에 업고 힘을 시험해 보았다.다행히 겨우 큰 돌을 업을 수 있었으므로, 이만하면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어 곧 골짜기로 내려와서 꽃장수를 등에 업고 기어올라갔다.이 시대의 새, 짐승들은 사람들의 말을 잘 이해하고 또 사람들의 말을 자유로이 할 수가 있었으므로 원숭이 왕은 꽃장수를 향해서,“어떻게 해서 당신은 이와같이 깊은 산골짜기에 떨어졌습니까”하고 물었다. 묻는 대로 그는 망고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그렇습니까. 만약 그 나무 과실을 구하지 못하고 돌아가면 당신은 벌을 받게 되겠지요. 정말 어려운 일이군요. 내가 한 번 나무에 올라가서 따다 드리지요”피로해 있는데도 불구하고 동정심이 강한 원숭이 왕은 위험을 무릎쓰고 그 나무에 올라가 망고를 따서 그에게 주었다. 그리고 나서,“저는 매우 피로하기 때문에 조금 잠을 자고 싶습니다. 때를 보아서 깨워 주십시오”이렇게 말하면서 풀 위에 가로 누웠다. 그 사나이는 원숭이가 코를 골면서 잠자고 있는 곁에서 망고를 보면서 이렇게 생각했다.“나는 지금부터 이 나무 과실을 가지고 성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먹을 것이 이미 떨어졌다. 은혜와 의리에 대해서는 갚을 길 없을 만큼 큰 것이나, 잠자고 있는 것을 기회로 이 원숭이를 죽여서 마른 고기를 만들어 도중의 식량으로 하자”고 하는 무서운 악의를 품게 되었다.그래서 그는 곧 곁에 있는 큰 돌을 번쩍 들어 원숭이를 단숨에 내리쳐서 죽여버렸다. 은혜를 원수로 갚은 꽃장수의 무법하고 악한 행동을 보고 있던 천신은, “위험한 생명을 구해받고도 은혜와 의리를 저버리고, 은혜를 원수로 갚는 것은 세상에서 볼 수 없던 일인데, 정말 부당한 현세로군”하고 노래했다. 이때의 원숭이 왕은 부처님이며, 은혜를 알지 못하는 꽃장수는 지금의 제바달다이다. (根本說一切有部毘那破僧事 第一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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