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禪)은 형식과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 결과가 더욱 중요합니다. 물론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데, 현대인으로서는 선을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생길 법 합니다. 그러나 간단합니다. 이 몸과 마음을 자세히 관찰할 줄 아는 사람은 선을 잘할 수 있는 자입니다.오직 스스로 그 마음이 흐르는 것을 고요히 관하십시오.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 일을 관찰하고, 저녁에 들어와서 아침 일을 살펴보십시오. 그리고 현재는 그놈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십시오. 거기에 구름이[妄雲]이 끼었던가, 거기에 치행(痴行)이 없었던가 자세히 관찰하십시오.본 마음엔 거짓이 없고, 본 마음엔 어리석음이 없는 것입니다. 없는 곳에서 그림자를 발견한다면, 그것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즉시 깨달으십시오. 깨달으면 곧 없어지게 되어 있습니다.설사 그것이 없어지지 않고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것이 확실히 그런 줄만 안다면, 거기 속을 것은 없을 것이니 걱정할 것 없습니다. 구름이 오락가락하고 맑은 바람이 불어오는 가운데, 보리(菩提)의 종자가 새록새록 자라나게 될 것입니다.아무리 위대하고 성스러운 생각이든, 또한 아무리 끔찍하고 흉악한 생각이든, 생각은 어디까지나 생각일 뿐입니다. 그런 생각들을 그저 무심히 지켜만 보는‘또 하나의 자기’를 확립시켜 나가십시오. 생각이 고상하다 하여 동조할 필요도 없고, 못되었다 하여 스스로 꾸짖을 필요도 없습니다. 태양이 저 아래의 구름들이 떠다니는 것에 무심하듯, 그저 생각들이 오락가락하는 대로 내버려 두고, 무심히 지켜보고만 하십시오. 아마도 생각 이전의 본체에 접근하는 공덕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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