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4(2020)년 경자년(庚子年) 동안거가 시작됐다. 태고총림 선암사를 비롯해 백련사, 청련사 등 한국불교태고종 소속 전국 사암은 음력 10월 보름인 지난 11월 29일 동안거 결제법회(백련사는 음력 10월 10일인 11월 24일 삼동결제 입재)를 봉행하고 일제히 수선안거에 들어갔다.

이번 삼동결제에 들어간 수좌들은 내년 음력 정월 보름, 양력 2월 26일(백련사는 음력 정월 10일, 양력 2월 21일) 해제 때까지 각자 산문 안에서 용맹정진한다.

태고종 종정 예하 지허 대종사는 올 경자년 동안거 결제법어를 통해 “여러분은 각기 삼세의 모든 부처가 지닌 지혜와 대상을 한 치도 다름없이 본래 소유하였다. 여러분도 지니고 부처도 똑같이 지닌 적멸의 즐거움과 만유한 신통묘용을 아는가 보는가? 알고 보았으면 말해보라”며 “우리는 불교라는 둥우리 안에 결제라는 과정 속에 있다. 자신이 얼마나 컸는지 돌아보며 화두(話頭)의 비검을 들고 만반사견(萬搬私見)을 하나도 없이 쳐버리고 나면 어느 닭이 됐건 껍질을 쪼아 대 자유천지를 입 없이 삼켰다 토할 것”이라고 설했다.

안거 대중은 지허 종정 예하의 법어처럼 “화두 하나에 철저히 용맹정진해서 한 찰나에 격외의 대광명을 반드시 얻기”를 당부한다. 특히 종조인 태고 보우 국사의 게송처럼 “西來的的意(서래적적의)/ 正好黙無陣(정호묵무진)/ 怒目嗔何事(노목진하사)/ 佛是眼前塵(불시안전진)〔서쪽에서 온 밝고 밝은 뜻/ 만고에 좇아버리지 않고 잠잠히 지녔네/ 눈을부릅뜨고 무슨 일로 성내는가/ 눈앞에는 부처마저도 티끌이로다〕”을 명심하고, 깨달음의 홍복을 반드시 누리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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