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0-12-01 16:07 (화)
   |   
불기 2564(2020)년 12월 02일 수요일
【출판】불교언론 30년 선과 교 아우른 글 모음집
【출판】불교언론 30년 선과 교 아우른 글 모음집
  • 유응오
  • 승인 2020.11.17 1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응오 작가의 새책 소개
김종만 국장의 ‘그물을 벗어난 금빛물고기’

 

그물을 벗어난 금빛물고기

김종만 지음

시간여행

값 15,000원

한해를 마무리하는 늦가을이다. 가을은 풍요의 절기이자 조락의 절기여서 황금물결이 출렁이던 들녘도 농부가 수확을 마치고 나면 휑한 바람이 불고, 색동옷 갈아입은 산야의 나무들도 단풍잎이 지고 나면 뼈만 앙상하게 드러낸 나목(裸木)이 된다. 그런 까닭에 늦가을에는 ‘체로금풍(體露金風)’이라는 운문선사의 화두가 가슴에 사무친다.

한 스님이 찾아와 “나무가 마르고 잎이 떨어질 때는 어떠합니까?”라고 묻자 운문선사가 답한 말이 바로 ‘체로금풍’이다.

<한국불교신문> 김종만 편집국장이 환갑을 맞아 출간한 수상집(隨想集) 『그물을 벗어난 금빛물고기(시간여행)』는 이파리와 가지를 모두 버리고 부는 바람을 온몸으로 맞고 있는 나목처럼 본래면목(本來面目)을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환갑(還甲)이란 말 그대로 육십갑자의 ‘갑(甲)’으로 ‘되돌아왔다(還)’는 뜻이다. 되돌아오는 길에는 반드시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볼 수밖에 없고, 하여 초심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종만 국장은 ‘처음도 좋고 끝도 좋게’라는 글에서 “우리 속담에 ‘베 한 자를 짜나, 열 필을 짜나 베틀은 제대로 차려야 한다.’라고 했다. 베틀은 시작과 중간과 끝을 잇는 절대 필요한 수단이다. (중략) 자신부터 잘 다스릴 줄 아는 인격을 가진 사람이 실력까지 인정받을 때 진정으로 주위의 박수를 받는다. 이런 사람은 시작과 중간과 끝이 일정하다. 초지일관이란 처음 시작한 뜻을 마지막까지 지킬 때 쓰는 말이다. 중간에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초심을 지키자’는 다짐도 처음 뜻이 어긋나면 마지막 또한 크게 어긋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물을 벗어난 금빛물고기』는 김종만 국장이 불교계 언론에서 30년 넘게 종사하면서 몸소 체득한 ‘처음도 좋게 끝도 좋게’ 살아가는 불교적 지혜를 담은 책이다. 기실, 책 제목은 자기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때 진정한 자유가 가능하다는 의미의 은유적(隱喩的) 표현이다.

이 책은 크게 3개의 장으로 나눠져 있는데, 제1장 ‘공안으로서 세상 읽기’는 『벽암록』ㆍ 『무문관』ㆍ 『종용록』 등 3대 공안집에 나오는 대표적인 법 거량을 풀이한 것이다. 저자가 바라보는 공안은 ‘심우도의 가르침처럼 저잣거리로 다시 돌아와 대중과 더불어 하는 것’이다.

제2장 ‘법고를 두드리며’는 저자가 불교 언론에 발표했던 칼럼들을 추린 것으로 도(道)는 출세간뿐만 아니라 세간에도 존재해서 ‘나와 너의 벽을 허물 때 대화의 문이 열리고 소통이 이뤄질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제3장 ‘기복은 불교가 아니다’는 <불교평론> 2002년 봄호에 발표한 논문으로 한국사회에 팽배해 있는 기복신앙의 문제점을 고찰하고, 부처님의 근본 교리에 입각한 정법불교로 돌아가자고 주장하고 있다. 부록으로 실린 ‘인권문제의 불교적 대안’은 사회적 소수자를 위한 정책과 차별금지법 제정 등에 대한 불교의 교리적 입장에서 살펴본 글이다.

환갑을 맞은 저자가 바라보는 불교의 요체는 자비심이다. 저자는 ‘세상을 바꾸는 힘, 용서’라는 글에서 “아흔아홉의 목숨을 죽인 살인마 ‘앙굴리마라’도 부처님은 용서했다. 국법대로 처단하겠다고 내놓으라는 빔비사라 왕의 요구에 대해 ‘국법이 버리는 자라도 정법은 넉넉히 포섭한다.’는 게 부처님의 입장이었다. 중생에 대한 부처님의 이러한 무한한 연민은 당시 인도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리하여 불교는 날로 교세가 확장됐다”고 일러준다.

‘초심이 던져주는 교훈’이라는 글에는 “초심은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열정’과 통한다. 갓 태어난 아기처럼 순수, 순진 그 자체다. 경전에 보면 부처님의 법문을 ‘순일’(純一)한 것으로 묘사되는 장면이 적지 않게 나온다. 부처님의 법문은 과장하여 꾸미거나 수식하지 않는 것이어서 순일한 것이다.”라고 정의하고 있는데, 필자가 20여 년 동안 알고 지낸 김종만 국장의 모습이야말로 순일(純一)하다. 김종만 국장의 그 순일한 초심이 독자들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소설가

2001년 『불교신문』 신춘문예, 200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장편소설 『하루코의 봄』, 영화평론 『영화, 불교와 만나다』 등 출간. 현재 『불교와문학』 편집주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