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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 2564(2020)년 10월 26일 월요일
【한글날 특집-출판】선적 사유로 시어를 빚어 낸 영문번역 시조집
【한글날 특집-출판】선적 사유로 시어를 빚어 낸 영문번역 시조집
  • 김종만 기자
  • 승인 2020.10.08 14: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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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무형문화재에 시조 등재 염원 담아

 

이서연 시인 제3 시조집

우형숙 번역

동경 간

값 12,000원

이서연 시인이 최근 선적(禪的) 사유(思惟)로 시어를 빚어 선의 세계를 시조라는 형식에 담아 영문으로 번역한 시조집 『내 안의 그(The Man Inside Me)』를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미 『산사에서 길을 묻다』라는 시집을 통해 선적 사유를 독자들에게 알린 바 있는 이서연 시인은 불자로서 구도의 마음으로 시어를 건져온 것으로 유명하다.

현재 시조를 유네스코 무형문화재에 등재 시키고자 하는 분위기 속에서 이 시인은 불교적 향기를 담은 시조를 세계인들에게 소개하고 널리 읽히게 하겠다는 서원을 이 책에 담았다.

번역가 우형숙 시인이 영문번역을 하고, 미국 하버드대학 데이비드 맥캔(David McCann)명예교수가 감수한 『내 안의 그(The Man Inside Me)』는 우리나라 전통의 정격 운율을 지킨 단시조 108편을 영문으로 번역한 작품이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K-Pop으로 한글에 관심이 높아진 세계인들에게 우리의 정서와 우리 운율을 전하고 시조가 유네스코에 등재되도록 일조할 작품집으로 기대가 높다.

겨울이 오려는지 풍경소리 차가운 날/마음이 가려는지 추운 빛만 보입니다/떠남이 상처되지 않게 법당문을 엽니다.

It will be winter soon; the wind bells sound somewhat cold.
My heart will leave the place soon, only cold lights are seen to me.
When I leave, not hurting people's feelings, I open the sanctum door.

‘산사를 거닐다가’란 제목의 시조다. 시어와 이미지가 차분하면서 깨끗하다. 여기에 ‘상처되지 않게’ 법당문을 여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이 실려 독자들을 편안한 세계로 이끄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 이를 번역한 영문 시조도 깔끔하다.

이러한 시들은 모두 108편. 모두 작가의 선적 사유가 담겨 있는 아름다운 시편들로 구성됐다. 군더더기가 없어 더욱 시조의 격조를 높이고 있다. 또 다른 시조 한편을 소개한다.

어느 날 말입니다 사랑하게 되거들랑/누구를 말입니다 죽을 만큼 품거들랑/천 년을 건너온 씨앗 그 싹이라 여기시길

O some day you'll be destined to fall in love with somebody.
When the love comes, you may think you can die for the love.
In that case, think a seed has sprouted after waiting a thousand years.

이 책 2부에 실린 ‘가슴이 가슴으로’란 제목의 시조다. 옷깃만 스쳐도 억겁의 인연인데 하물며 사랑을 느끼는 것이라면 그 인연의 긴 세월을 어떻게 가늠할 수 있을까? 작가는 불교에서 말하는 인연의 가르침을 이렇게 표현해 내고 있다.

대한민국 예술원 회장 이근배 시인은 이 책 출간의 축사를 통해 “이서연 시인은 올해로 등단 30년을 넘어서 시조 창작의 절정에 다다른 정예 규수 시인이다”면서 “이미 여러 권의 시화집과 평론 활동으로 오늘의 한국 시단과 시조 시단의 중심에서 남다른 창작 열정과 혼불을 들어 올리고 있거니와 여기 영역 시조집 『내 안의 그』가 내뿜는 날 선 감성과 사유의 천착이 쌓은 경지가 높고 깊다”고 평했다.

하버드대 맥캔 명예교수는 “불교 수행에 관심이 있는 영어권 독자들에게 이서연 시인의 작품은 매력이 있다고 여길 것이다”면서 “바라건대 이서연 시인의 시조가 한국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서연 시인은 1992년 <불교방송> 리포터를 시작으로 불교언론에 종사했으며 현재 정각사 법사로 불교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김종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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